수영을 하는 김붕어에게 어느날 갑자기 겨털이 자란다. 감당할 수 없을만큼 길고 풍성해지는 겨털 때문에 준비 운동도 껄끄럽고 수영이 점점 어렵게 느껴지는 붕어. 붕어는 한여름에도 긴팔 가디건을 입으며 겨털을 감추기 급급하다. 엄마가 속상해하는 붕어의 겨털을 빗어준 다음날, 마침 붕어는 평소 호감을 느끼던 남자애가 수영장에서 위험에 빠진 것을 발견하고 그 아이를 구해준다. 겨털의 도움으로! 붕어는 이제 겨털을 숨기지 않고 남자애는 붕어의 자신감에 매력을 느껴 붕어에게 고백한다.
내가 감추고 있는 결점이 어쩌면 보기 싫은 콤플렉스 덩어리가 아니라 내게 날개를 달아주는 나만의 매력일 수도 있다는 메세지를 직설적으로 귀엽게 전달하는 단편 애니메이션. 호감 가는 남자애를 바라보는 시선, 예쁜 말로 위로해주는 엄마, 겨털 친구와 친해지는 과정을 사춘기 소녀의 입장에서 보여주는 아기자기한 작화가 사랑스럽다. 보고나니 기분이 괜히 말랑해지고 즐거워졌던 기억. 붕어와 겨털 목소리 모두 감독이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