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윤리적으로 0과 1 사이를 오가는 참신한 SF. Ethical, emotional oscillations. (스포+설명 있습니다.) ... ... ... 생각나는대로 써봤습니다. 시점이 종말 이후 약 13,000일 후였을 때부터 의심을 했어야 했다. 37년이 넘는 시간인데 주인공 '딸'은 18살이다. 약 20년의 공백기가 생기는 셈이다.  APX03인 현재 '딸' 이전에 01과 02가 있었다는 암시와 함께 02는 우월한 인간의 조건에 부합하지 않아 마더에 의해 죽었다는 내용을 알게되면서 이 떡밥이 회수된다. 초반에 명시된 멸종 사건은 더 나은 인류를 만들으려는 마더의 행위였다. 마더는 바로 신인류를 만드는 과정에 돌입하는데, 자세히 보면 영화 인트로의 첫 배양아는 주인공 APX03이 아닌 APX01이라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13,000여일 후인 현 시점에서 APX02는 죽었고, APX01은 어디로 갔을까? 해답은 유일한 나머지 인간 생존자 캐릭터에 있다. 밖에서 총에 맞고 들어온 여자는 나이도 잘 들어맞고, 어렸을 때 APX03과 같은 TV 프로그램을 본 기억이 있고, 고아로 발견됐었으며, 마더가 의도적으로 살려두었다는 점 등으로 말미암아 그녀가 APX01인 것을 알 수 있다. 마더의 의도에 따라 APX01은 APX03에게 바깥세상의 인간들에 대한 불신을 심어 APX03이 신인류를 만들어낼 수 있는 최종 단계로 이끈  것이다. APX03이 APX02와는 다르게 신인류를 이끌 자격이 있다고 판단하여 마더는 6개월 전부터 황폐한 바깥에 농작물을 키우고 남은 구인류를 찾아 죽이는 등 신인류를 맞을 준비를 해두고 있었다. APX03이 돌아오고 신인류를 이끌겠다고 결심하자 그때서야 비로소 마더는 APX03의 손에 의한 죽음을 맞이하고(사실 안 죽은거긴 하지만요), 그렇게 APX03가 수많은 태아들의, 신인류의 '마더'가 된다. 제목 <I am Mother>의 '나'는 마더가 아닌 APX03이다. (그래서 한국어 제목은 대체 누가 번역한 건가 싶다...) 로봇 마더에게 모성애는 없다. 단지 더 나은 인류를 위한다는 프로그래밍에 의해 철저히 모든 것을 통제하고 조작할 뿐. 주인공은 이에 속아 넘어가 마지막으로 남은 인류를 버리고 새로 시작한 것이다. 마더가 주인공에게 물어봤던 질문을 영화를 보는 우리에게 묻는 셈이다. "더 큰 이익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것이 맞을까?" 0과 1의 논리로 도달한 정답은 어딘가 꺼림직하다.
This comment contains spoilers.
644 likes17 rep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