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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5년전쯤엔가, 박효신이 라디오에서 언젠가 음악영화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나는 그 때 그 말이 영 생뚱맞게 들려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진짜 영화가 나온단다. 내가 나 자신한테도 모자라 다른 사람의 꿈에까지 참 인색하게 굴었구나 싶었다. 영화의 존재만으로 이미 알아서 이 정도 의미부여. 2. 뮤직비디오 형식에 러닝타임이 짧아 촘촘할 수가 없는 스토리라인을 촘촘하게 따라가려 한 실수를. 영화의 형식을 이해하고 메시지를 받아들이면서 몰입할 수 있었다. 박효신의 가득가득한 감성을 따라가려면 나 정도는 다시 태어나야 할 것 같지만, 웃음 참느라 어쩔 줄 모르다가 어느새 엄마미소. 3. 'present, seoul' 부분을 보며 '박효신이 콘서트 무대에 서기까지'의 이야기였구나 싶어 뭉클했다. 박효신이 새 앨범을 들고 나와 콘서트 무대에서 웃으며 노래 부르기까지. 객석에서는 알 수 없었던 이야기. 콘서트 엔딩 멘트가 나올 땐 1년 전에 그 목소리를 직접 들었던 내가, 그 현장이, 떠올라서 감격할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좋았던들 흔적없이 사라지고 만 그 때의 광경을, 흐릿해져가는 그 때의 감정을 간신히 붙잡고 살다가 큰 스크린으로 다시 목격하게 되었을 때 너무 고마웠다. 다른 사정 때문이었겠지만 개봉이 1년 늦춰진 게 이렇게 또 잘 들어맞아준다. 늘 옳은 박효신표 수미상관 사이에 아기자기한 스토리까지 담아줬는데 뭘 더 바랄까. 콘서트 블루레이요. 4. 정재일은 어쩜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존재감이 그렇게 압도적인가요. 힐링힐링한 영화 분위기에 너무 잘 들어맞는 배우였다. 쿠바 가면 버스킹하는 라파엘 만날 수 있나요. home 공연과 라파엘의 장면이 교차될 때 기분이 정말 묘했다. 꿈과 현실, 환상같던 순간과 상처입는 순간 극과 극의 감정이 몽롱해서. 헤어진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계속 손을 흔들었다던 라파엘. 선물을 받고 해맑게 신나하다가 금세 헤어짐을 슬퍼하던 표정이 마음에 남는다. 역시 연기 제일 잘함. 5. 극장 스피커로 듣는 'home'은 정말. 소름돋았다 너무 식상한 표현인데 진짜 소름 돋았다ㅠ 이 영화 개봉의 의미는 7집 트랙들을 극장 스피커로 듣는 경험만으로도 차고 넘친다. 6. 그러니까, 결국 박효신이 행복하면 됐다. 이제 8집 기다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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