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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h Ram Lee

Ah Ram Lee

8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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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끝 여자친구

Books ・ 2009

Avg 3.5

Feb 26, 2018.

난 김연수 작가의 책을 좋아한다. 왜 좋아하는지 물어본다면 콕 집어서 이야기하기 막연했다. 하지만 해설 부분을 읽으면서 형태가 드러났다. 우리와 마찬가지로 김연수의 책 속 인물들은 어떤 방식을 통해서건 그들의 세계에 붕괴가 찾아온다. 이들은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가 아니라 어떻게 해서 그런 일이 벌어져야 했는가를 스스로 설명하려 한다. 내가 생각하던 세계가 무너졌을 때 이를 일으키기 위해서, 나의 삶을 정당화 하기 위해서 무언가 시도한다. 그리고 아무 상관도 없었던 타인과의 접점으로 다시 세계가 세워지곤 한다. 작가의 문장은 감정을 급격히 끌어오르게 하지도 않고, 슬픈 감정일수록 돌려서 이야기한다. 그리고 무언가 생각하게 만들어 준다. 이 세계에는 ‘나’하나가 아니라 무수한 ‘나’가 연결돼 있다는 것을, 누군가의 이야기는 독립적이면서도 보편적이라는 것을, 세계의 끝은 이런 방식으로 연결되고 있다. '한 쪽 끝을 건드렸더니 다른 한 쪽 끝이 떨리는’ 것 같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