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승

정의란 무엇인가
Avg 3.8
'이기적 유전자'가 모든 생명체에 보편적으로 적용되는 법칙을 제시하고, '사피엔스'가 인류 역사를 꿰뚫는 집단적 상상과 그것의 효과를 서술했다면, 이 책은 지금까지의 정의에 관한 논쟁들을 싸그리 수집한 책이다. 위의 세 권의 책은 방대한 양(각각 700,800,600pg)을 하나의 일관된 논리로 서사했다. 경이롭다. / <기억에 남는 문장> 1. 어려운 도덕 문제에 직면했을 때, 도덕적 고민이 어떤 식으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지부터 살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우리는 대개 옳은 행위에 관한 견해나 확신에서 시작한다. 그런 다음 확신하는 이유를 생각하고, 그 근거가 되는 원칙을 찾는다. (p45) --> 다르게 생각하면 이것은 합리화의 과정이다. 근거에서 결론을 찾는 것이 아닌, 결론을 확정짓고나서 근거을 갖다 붙이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전제를 가지고 있다. 2. 구명보트 사건을 바라보는 두 사고방식은 정의를 이해하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을 보여준다. 하나는 어떤 행위의 도덕성은 전적으로 그것이 초래하는 결과에 달렸다는 시각이다. 모든 것을 고려해 최선의 상황을 도출하는 행위가 옳다. 또 하나는 도덕적으로 볼 때, 결과가 전부가 아니라는 시각이다. 의무와 권리에는 사회적 결과를 떠나 존중해야 하는 것들이 있다. (p53) 3. 존 스튜어트 밀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개인의 자유 옹호는 전적으로 공리주의 사고에 달렸다고 주장한다. (중략) 밀은 우리가 공리를 극대화하되, 매 순간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그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는 오랜 세월에 걸쳐 개인의 자유를 존중하다보면 인간의 행복이 극대화되리라고 주장한다. (p74) 4. 대안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는 자유시장이 그다지 자유롭지 못하다. (p118) 5. (칸트의 입장에서) 자유로운 행동은 주어진 목적에 걸맞은 최선의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목적 그 자체를 선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인간만이 할 수 있고 당구공은 할 수 없는 선택이다. 6. 나의 기호는 애초에 내가 선택한 것이 아니다. 칸트는 기호를 충족하는 행위를 문제삼지 않는다. 다만 이때 우리는 자유롭게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이미 결정된 내용에 따라 행동할 뿐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p154) --> 인간은 쾌고감수 + 이성 = 감각세계 + 지적세계 = 쾌고는 자유가 아닌 복종(욕구는 주어진 것) 7. 만약 타인을 도우며 쾌락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그의 선행은 '아무리 옳고, 아무리 다정해도' 도덕적 가치가 떨어진다. (p162) 8. 남자가 여자에게 끌리는 이유는 상대가 인간이기 때문이 아니라 여자이기 때문이다. 여자가 인간이라는 사실은 남자의 관심 밖이다. 단지 여자라는 성별만이 남자가 느끼는 욕구의 대상이다. (p181) --> 칸트가 합의된, 자유로운 성관계에 반대하는 이유. 인간은 수단이 아닌 목적이어야 한다. 9. 다시 말해, 계약은 두 사람이 정한 조건을 정당화한다고 본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실제 계약은 도덕성을 보장하는 장치가 아니다. (중략) 헌법도 다른 합의와 마찬가지 문제를 안고 있다. 헌법이 비준되었다고 해서 모든 조항이 공정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1787년 미국 헌법을 생각해보자. 장점도 많았지만 노예제를 인정했다는 오점을 안고 있는 법이다. (p201) 10. 일단 대학이 스스로 사명과 입학 기준을 정하면, 내가 다른 사람보다 그 기준에 더 부합한지 판단한 뒤에 그에 걸맞은 합법적인 기대를 품게 된다. (p243) 11. 분리주의자들의 시대에는 텍사스 법학전문대학원이 특종 인종을 열등의 상징으로 이용한 반면, 오늘날의 인종 우대는 누구를 모욕하거나 부정적으로 낙인찍지 않는다는 점이다. 홉우드(역차별을 당했다고 믿는 사람)는 자신의 탈락을 부당하다고 여길지언정, 그것이 증오나 경멸을 표한다고 볼 수는 없다. (p246) 12.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답하려면 '나는 어떤 이야기의 일부인가?'에 답할 수 있어야 한다. (중략) 내 삶이 속한 더 큰 삶에서는 도덕적 고민이 어떤 식으로 전개되는가? 나는 개인이라는 자격만으로는 절대 선을 추구하거나 미덕을 실천할 수 없다. 내가 속한 이야기와 타협할 때만이 내 삶의 서사를 이해할 수 있다. (p310) 13. 자부심과 수치심은 정체성을 공유한다는 전제에서 나오는 도덕 감정이다. 개인주의를 근거로 집단 사죄를 거부하면서 자국의 역사와 전통에 자부심을 느끼는 모순 (p327) --> 과거에 대한 사죄를 해야하는가? 14. 정치에서 종교적 담론의 영역을 포기하는 것은 수많은 미국인이 개인의 도덕과 사회의 정의를 이해할 때 사용하는 심상과 용어를 포기하는 꼴이다. 어떤 사회문제는 도덕적으로 변형해야 해결 가능하다. (p343) / 군대에서 읽은 책 (046/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