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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티의 결말로 여타부타 말이 많지만 나는 결말까지 완벽한 젠더스왑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미스티는 배우들의 연기와 젠더스왑말고는 볼 게 없다. 생각해보자. 질투에 눈 먼 아내가 남편의 정부를 살해하는 이야기가 얼마나 흥미로울지. 아 생각만 해도 개노잼. 아 물론 질투에 눈 먼 남편이 아내의.정부를 죽이는 이야기 역시 많았지만 여성의 입장에서 그린 영화나 드라마는 한 편도 없었다. 특히 고혜란같은 여주의 시선은 더더욱.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믿지 못해 스스로 지옥으로 만든 남자들의 이야기를 여성화자의 입을 통해 들으니 얼마나 흥미로운가. 미스티가 흥미로운 점은 여주가 야망에 드글거려서 뿐만 아니라 전방위적으로 젠더스왑이 이루어진 점이다. 일이 끝나고 '동성'친구와 술한잔 기울이며 논의하는 장면을 나는 한드든 한국영화든 미스티에서 처음 보았고 (남자버전은 개많^^) 으르렁거리던 후배와 결국 힘을 합치는 것도 (이 역시 남자버전은 있음) 여주가 도움을 청하는 게 서브남이나 조력남이 아니라 자신의 동성친구인 점도, 남편이 아내의 발목을 잡는 것도 결국 사회적으로 성공한 여주가 성공에서 내려오거나 야망이 굴복되지 않은 채 회한에 차는 것도 처음 보았다. 이것들은 기존에 남주가 누려오던 것들이다. 회한에 찬 마지막 눈물까지 그렇다. 나는 이 드라마의 결말이 좋다. 살인의 범인이 남편인 점은 더욱 좋다. 애초에 그렇게 멸시하던 남편이 갑자기 태도전환하는 게 오히려 말이 안 된 지점인데 왜 사람들은 그런 남편에 열광한 것일까.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기억하자. 대개 그들은 발목을 잡을 뿐이다. ------ 수정 전 코멘 나중에 보려고 미뤄두다가 김남주 배우가 손석희 앵커를 참고했냐는 말을 많이 듣는데 남자라 참고하지 않았다는 인터뷰를 본 후에 보기로 결심했다. 야망에 드글거리는 눈빛, 낮고 강한 발성과 힘이 담긴 발음. 아니 이런 연기하고 싶어서 그동안 어떻게 참으셨어요? 아 시나리오 없어서 강제로 참았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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