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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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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months ago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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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urrection

Movies ・ 2025

아마도 모든 영화 감독이, 혹은 영화를 사랑하는 누구라면 한번은 영화에 관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작품은 수도 없이 나온 영화 감독들이 영화에 관한 생각을 담은 영화 중에서도 아무도 안 하고 아무나 못하는 정말 비간이라는 훌륭한 작가 한 명 만이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접근과 방식으로 영화를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 풀어 놓습니다. 아직 장편이 세 편 뿐임에도 그 개성이 완전히 녹아 들어있음을 알아채도록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제겐 놀라운 성과인데, 세 편 모두 비슷한 지점을 각기 다르게 건드린다는 점 역시도 대단한 면입니다. 극장이라는 공간의 힘이 점차 사라져 가고 긴 영화보다 짧은 영상을 더 매력적이라 여기는 시대에 그 반대를 어떻게 주장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비간은 꿈을 꾸고 보여주는 것으로 말합니다. 영화를 다루는 것은 꿈을 다루는 것이고 꿈을 다룬다는 것은 삶을 다루는 것이자 환상을 다루는 것이며 결국 나아가 마지맏 끝까지 가면 꺼지지 않고 녹지 않을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는 희망을 다루는 것이라 말하는 듯합니다. <홀리 모터스>의 시작과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사그라지는 극장의 모습을 되찾는 가장 영화적인 시도가 담긴 작품이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영화에서 영화라는 꿈, 꿈이라는 영화를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해선 서로 같아 보이기도 하고 다르게 보이기도 하는, 밀접해 보이기도 무관해 보이기도 한 이야기를 시공간의 제약 없이 이미지와 사운드로 엮어낼 수 있는 영화라는 예술 매체만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었다는 점에 지독히 놀랍고, 최후에 가선 지금과는 달리 본인이 하고 싶은 말을 직접 전달하기까지 한다는 점에서 가장 사적인 메시지가 담긴 영화기도 했습니다. 초가, 꿈이, 영화가, 극장이 사라질 위기에도 그 아래에서 남아있는 마지막 불씨를 꺼뜨리지 않으려는 자들이 영화 안팎에서 벌이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사투를 SF라는 장르와 소재에 담아서 스크린에 멋지게 구현하는, 무척이나 신비롭고 몽환적인 여운이 깊게 남는 작품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