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태준
4 months ago

향성
Avg 3.0
Apr 07, 2025.
‘성질’이 주인공인 24개의 이야기집(인데 72p..). 성질은 인간이 띠기도 하고 사물이 띠기도 하며, 시선이나 징조처럼 인간도 사물도 아닌 것이 띠기도 한다. 그런 성질을 ‘그들’이라 이름 붙이고 이야기에 등장시키면서 발생하는 긴장감과 대결구도가 ‘너무 짧지만’ 흥미롭다. 팽팽한 문장들 덕에 짧은데도 몰입하게 된다. 세상을 현미경이나 슬로우모션으로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일상에 눅진하게 붙어있던 구석들, 가장자리들을 끌어다 모아 어떤 형체를 빚어내는 것 같기도 한, 기묘한 이야기다. 짧은 이야기 안에서 힘의 균형과 불균형이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는데, 벗어날 수 있을 것만 같은 순간에 그것들이 확 움켜쥐지 않을까 하는 조마조마함도 있었다. 카프카의 엽편들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