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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마땅히 아내의 죽음을 슬퍼해야 하는 사회에 산다. 이 사회에서 평균 수준의 감성을 가지지 못하는 사람에겐 비정상, 이단아, 때로 소시오패스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으며, 사회가 '정상'이라고 규정해놓은 것에서 벗어나지 않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 스스로의 감정에조차 솔직할 수 없다. 일상이 되어버린 위선은 부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부서져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들이고, 동시에 날 것으로 존재하지 못하는 감정이며, 모르는 사람에게만 비로소 열리는 마음의 문이다. <데몰리션>은 개인이 개인을 감추고 사회의 일부로 편입되어야 살아갈 수 있는 현대 사회의 기이한 무도회장을 풍자한다. 이 커다란 게임에서 모범생의 가면을 쓴 양아치 수영선수는 장학생으로 선발되지만 자신의 정체성에 솔직했던 크리스는 집단구타를 당한다. 현대사회에서, 이제 정직의 덕목은 사라지고 그 자리에 위선과 전체주의가 이내 새로운 미덕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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