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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인숙

강인숙

6 years ago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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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Mother's Castle

Movies ・ 1990

Avg 3.8

제목을 마르셀의 ‘아름답고 찬란한’ 추억이라고 붙여도 전혀 손색이 없을 영화. 가슴 가득 잔잔한 감동이 차오르는 멋진 작품이다. <마르셀의 여름>이 전편이라고 하는데, 후편을 먼저 봐버렸다. 전편도 어서 챙겨봐야겠다. . 근엄하고 강직하면서도 마음이 따뜻하고 아내와 아이들을 정말로 아끼고 사랑하는 아빠, 그리고 여린 듯하지만 가족 일에 관한 한 뒷걸음질치는 법이 없는 지혜롭고 용기있는 아름다운 엄마를 둔 마르셀과 폴은 대체 무슨 천운을 타고난 것일까? . 쉬는 날만 되면 저마다 가방을 꾸려 들고 네 가족은 힘든 여정임에도 행복 가득한 마음으로 별장으로 떠난다. 그곳에서 만난 아빠의 제자도 너무 유머러스하고 따뜻한 사람이고, 넓은 마음의 귀족도 너무 멋지다. 이모도 이모부도, 그리고 마르셀을 둘러싼 모든 사람들의 품성이 반듯하고 따스해서 보고 있노라면 가슴속으로 따땃한 물줄기가 흘러드는 느낌이다. . 지름길을 가로지르며 행여나 들킬세라 허리를 구부정하니 구부리고 걷는 모습, 네 가족이 저마다 들고 있던 가방이며 보따리를 풀어놓았을 때의 그 난감함마저 사랑하고 싶어지는 동화처럼 고운 영화. 아빠가 학교에서 징계를 당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에 머리와 마음을 모으는 가족. 이런 추억을 가진 사람은 장차 어떤 큰일이 닥칠지라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용기가 넘쳐나리라. . . 흔히 추억은 아름답다..고들 한다. 아마도 아팠던 상처나 고통스러웠던 기억이 나이들어 가면서 점점 엷어지기 때문이기도 하겠지. 하지만 주변이나 책,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보면 그리 아름답지 못한 추억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사람도 많더라. . 똑같이 넉넉지 못한 집에서 자랐어도 밝은 성품인 사람과 음울한 성향인 사람들이 있다. 이것은 온전히 부모에게 달린 일 같다. 부족하게 살아도 자녀들을 사랑으로 키운 부모와 그렇지 못한 부모가 있기 때문이다. 하긴 부유하게 자랐음에도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못 받고 자란 사람에게는 그리워할 추억이 있을 리 없다. . 그런 의미에서 어른들이 반드시 의무적으로라도 해야 할 일은 아이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주는 일 아닐까? 마르셀과 폴의 부모처럼 말이다. 부모에게서 사랑받고 자란 아이는 절대 빗나가는 법이 없다는 말도 그래서 나온 것일 테고. . 일찍 엄마를 여읜 마르셀의 고통이 그대로 전해져 왔다. 엄마가 세상 떠난 후 5년여는 엄마라는 단어조차 올리지 못했던 그들. 하지만 추억 속 단 하나 오점으로 남은 검은 문이 보기 좋게 부서지는 순간 이제 마음껏 엄마를 좋은 기억으로만 추억할 수 있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절로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