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38
인생의 질문이란 대답하지 않으면 그만인 그런 질문이 아니었다. 원하는 게 있다면 적극적으로 대답해야 했다. 어쩔 수 없어 대답하지 못한다고 해도 그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었다.세상에 태어날 때 그랬던 것처럼 자신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그러므로 그건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고 말해도 소용없었다. 그리고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만 했다. 설사 그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것일지라도.
P.117
이 세상을 살아가는 한, 아무리 혹독한 시절이라도 언젠가는 끝이 납니다. 사전에서 '세상'의 뜻풀이는 이렇게 고쳐야 해요. 영원한 것은 없는 곳이라고.
P.223
"그래도 꿈이 있어 우리의 혹독한 인생은 간신히 버틸 만하지. 이따금 자작나무 사이를 거닐며 내 소박한 꿈들을 생각해. 입김을 불면 하늘로 날아갈 것처럼 작고 가볍고 하얀 꿈들이지."
"예를들면 어떤 꿈들인가?"
"우선은 시집 한 권을 내고 싶었지. 제목은 사슴이면 좋겠고."
"그건 이뤄졌고. 그 다음은? "
"시골 학교 선생이 되어 아이들에게 영어를 가르쳤으면 싶었고. 착한 아내와 함께 두메에서 농사지으며 책이나 읽고 살았으면하지."
"또?"
"그게다야."
"그게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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