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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퍼쿠퍼

쿠퍼쿠퍼

10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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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Anthem of the Heart

Movies ・ 2015

Avg 3.6

Apr 26, 2016.

나도 대학을 다니고 나서 어느 순간부터 입을 닫았다. 순진했던 나에게 대학이라는 사회의 첫걸음은 녹록치 않았다. 넓어진 인간 관계 속에서 주위의 시선, 입장 그리고 잘잘못이라는 걸 느끼게 된 후, 말을 꺼낸다는 것이 도전처럼 되어버렸다. 그리고 힘들게, 신중하게 꺼낸 말들은 가끔 내 의도와는 다르게 이해되거나 전해지고 다시 나에게 돌아와 상처를 주었다. 결국 '걔가 알아서 하겠지 뭐', '차라리 조용히 있으면 중간은 가니깐' '내 말이 문제이니 내가 애초에 말을 안 해야겠다' 같은 생각들을 처세술, 세상 살아가는 법이라고 여기며 내가 날 가두었다. 주인공과 똑같았다. 하지만 이렇게 쌓인 내 말, 내 마음은 술을 마시면 폭발해버리고 결국 악순환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내가 두려워하던 '다른 사람' 이 동시에 나에게 다시 말 할 희망을 줄 존재였다. 결국 내 마음, 내 말을 들어줄 유일한 존재는 다른 사람이었던 것이다. 착한 주인공의 반친구들처럼, 내 말이나 마음을 들어줄 사람을 찾아다녔다. 깊은 대화를 나누어보려고 노력을 했다. 주인공은 노래였지만 난 유머였다. 유머를 섞어가며 작은 소리부터 천천히 내 마음을 외쳤다. 물론 열에 아홉은 질겁하거나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나머지 하나. 그 사람들은 '사실 나도 있잖아...', '진지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하며 그들의 마음을 나에게 외쳐줬다. 친구는 대학 이후로 여전히 별로 없다. 가끔은 조용히 있는게 상책이라고 여전히 생각 하기도 한다. 그래도 괜찮다. 영화의 결말처럼 달걀이 한 번에 확 깨지는 건 아니지만, 내가 만든 달걀을 한 조각씩 천천히 깨는 중이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