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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가 끝나고 나온 바깥 세상이 가짜로 느껴질 정도로 온전했던 "아수라"의 체험. -------- 아무에게도 추천하고 싶지 않지만, 미친 천재가 마음 가는 대로 만든 듯한 이 영화가 이상하리만치 굉장히 맘에 든다. 극중 인물들의 이름과 관계는 따라가기 힘들고 지금 등장인물이 무슨 일을 왜 하는 건지 전혀 알길이 없는데, 이 이해불가함이야말로 혼돈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든다. 서로 물고 뜯고 뒹구는 지옥에서 누구의 이름이 뭐가 중요하고 내가 뭘 하고 있는가가 무슨 의미가 있나. 문명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문명의 완벽한 창조물 속으로 영화는 관객을 쳐 넣고 이 지옥에 대해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대신 직접 갔다 와 보라고 한다. 이상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빠져나가지 못하는 악몽같은 공간에서 비로소 벗어난 후에 접했던 영화관 밖 세상이 이렇게 눈이 부시고 비현실적이게 보인 적은 처음이다. 시각적,청각적 체험이라는 면에서 영화의 장점을 최대로 활용한 연출이였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시작의 음악과 아바의 SOS 편곡은 최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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