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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없이 열망했던 너를 가지려고 그렇게 피땀 흘리며 나름 고생했다고 생각했는데 더욱 값진 무언가를 얻고 나니 너는 아무 것도 아니더라. 우물 안에서 크게 열망할 땐 너가 제일 훌륭하고 멋져 보였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고 나니 그저 갇혀만 있었던 내 자신을 후회하게 되더라. 1. 맥퀸이 변해가는 과정 처음부터 오직 자신만을 외치며 남에겐 배려란 없고 열심히 땀 흘리며 차를 고쳐준 정비사들에겐 감사하단 말 한 마디도 없이 외려 혼자서도 잘할 수 있다면서 근거 없는 자신감에 빠져 있다. 그치지 않는 사람들의 함성에 흠뻑 빠져 부귀영화를 상상하면서도 낡은 차는 멀리 한다는 게 주인공의 첫인상에선 영 호감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랬던 그가 한 시골 마을에 갇히게 되면서 점점 변하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마을을 쑥대밭을 만들고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도망만 치려고 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다른 차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결국 우울한 기류가 흘렀던 66번 국도에 하나의 선물이 되어버린다. 길을 매끈하게 깔아준 것뿐만이 아니라 각자가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준 완벽한 맥퀸. 2. 영화를 현실에 반영하는 방법 후레쉬를 터뜨리며 포즈를 취해달라는 기자들의 말에 신나게 반응하는 맥퀸. 바쁜 삶에 치여 마음은 이미 이곳 저곳 흠집이 나서 치료가 필요한 상태인데 그것도 모르고 그저 주야장천 '위'만을 바라볼 뿐이니까 앞으로의 레이스는 더욱 쉽게 지칠 수밖에. 한적한 시골에서 이전에는 몰랐던 상대와의 따뜻한 마음을 발견한 그의 마음은 이제 조그마한 상처라도 생길 수 없다. 이미 깨끗이 나았고 그걸 간직하고 있는 이상 재발하지도 않을 테니까. 요즘 무척이나 사람을 상대하며 신경쓰느라, 목표를 향해 달려가느라 과도한 신경을 몰아 쓴 지금. 당장이라도 기댈 수 있는 안식처를 찾는 게 급선무가 아닐까. 무조건 바삐 사는 삶이 우리에게 필요한 삶은 확실히 아닐 테고 무작정 지치기만 하는 삶을 갈구할 수는 없잖아. [이 영화의 명장면 🎥] 1. 트랙터 항상 해맑게 웃고 있는 메이터. 앞니를 드러낸 만큼 속마음을 숨기기는 힘들어 보인다. 그냥 순수하게 웃는 게 그의 전부인 셈이다. 한치의 거짓도, 가식도 없는 겉으로부터 왠지 모르게 따뜻한 느낌을 고스란히 전해 받았다. 그의 취미는 뭘까? 우선 남몰래 접근할 수 있는 살금살금 스킬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트랙터 모르게 크게 한 방 먹일 수 있으니까. 거리가 어느 정도 적당히 형성되면 그 때 딱 클랙슨 소리를 내면! 여기서부터가 중요하다. 트랙터는 이내 우렁찬 고함을 지르며 깜짝 놀란다. 그러고는 휙하고 쓰러지고 곧이어 가스를 방출한다. 이게 뭐가 재밌냐는둥 고개를 기울이던 맥퀸은 클랙슨이 없으니 엔진 소리로 대체하자. 그런데 이게 웬 일인지 엔진 소리가 메이터의 클랙슨보다 크다. 그 자리에 있던 모든 트랙터들이 모두 놀라며 넘어지는 장면은 장관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피스톤 컵을 향한 마지막 질주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목표의 종착점, 피스톤 컵을 따내기 위해 여태껏 어떤 길이건 달려왔다. 완벽한 팀까지 꾸려졌으니 더 이상 두려울 게 없다. 피니쉬 러인을 향해 달려가다 보면 승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 때 컵은 그저 빈 컵일 뿐이라는 한때 내 우상의 말이 머릿속을 스친다. 그는 왕년에 피스톤 컵을 세 번이나 차지했던 전설 중에 전설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의 대형사고로 레이스를 마치지도 못한 채 스스로 포기했다. 지금 내 앞에 큰 상처를 입고 쓰러져 있는 저 분도 살아있는 전설이다. 한 걸음만 나아가면 컵은 내 것이지만 여기까지 와서 그깟 승리가 무슨 소용이야. 어떻게든 짓기 시작한 매듭을 끝내기 위해 나라도 그를 도와야지. 그게 내 인생에서의 진정한 레이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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