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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로 환산되지 않을 거라 믿었던 나의 배경까지 보이지 않는 자본이 되어 옴짝달싹 못하게 내 일상을 촘촘히 메운다. 그러나 우리의 삶은 언제나 진행형이기에. 준비된 그대가 '엄마, 나 이제 가야해.' 할 수 있기를. '하면 된다'는 환경보다는 개인의 힘. 개인의 선택이 강조되는 영화이기도 하지만. 그게 전부인 것은 아닌 게. 가난, 시골, 약물중독, 한부모가정 등 원하지 않았지만 이미 주어진 가족의 유산이 개인을 결정 지어왔더라도 결국 그를 일어서게 만드는 힘 또한 가족으로부터 물려받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가면서 많이 놓치기도 하고,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분인 것 같다. 우리는 끝에 가서야 그것이 좋은 선택이었는지 나쁜 선택이었는지 알 수 있다. 그 당시로선 내가 했던 선택이 최선의 선택이었을 것이다. 할머니, 베브, J.D, 린지까지 자신의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너무 공감되게 그렸다. 제일 좋았던 장면은 신발 가게에서 J.D가 린지에게 '나 가지 말고 여기 있어야겠어.' 맘에 없을 소리를 하며 착한 아들로서 선택을 내린 그에게. 린지가 '우리 변명하지마(Don't make us your excuse, J. D.)' 하고 딱 잘라 말했던 순간이다. 나를 위한 선택이 가족을 배반하는 것이 아닌데. 우리는 종종 가족을 위한 선택과 나를 위한 선택이 완전히 다른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는 내가 가족을 배반한 거 아닐까하는 죄책감을 갖거나. 혹은 가족을 위한 선택을 하고는 내가 왕년에는 말이야. 평생을 거기에 매여 살아가기도 한다. 린지가 '우리 변명하지마. 난 지금 좋아.'하고 말했듯. 선택의 순간에 나를 위한 선택을 하고. 또 가족 구성원 누군가가 선택을 하게 될 그 순간에 '너를 위한 선택을 해'라고 말해주는 인간이 되는 것이. '성장' 아닐까. 그렇게 우리는 가족에서 태어나 가족을 벗어났다 또 가족에 속해져 나를 잇게 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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