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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회 보고 너무 얼탱이 없어서 이걸 계속 봐야하나 싶었지만 드라마는 웬만하면 끝까지 보는 편이라 아직 두 편 밖에 안 봤으니 조금만 더 봐보자 해서 4회까지 봤고 그만 봐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스포일러) 캐릭터 싱크로율로 마케팅 하던데 솔직히 싱크로율 별로다. 실사화 과정에서 외적인 부분은 딱 맞을 수 없는 노릇이겠지만 몇몇 빼곤 느낌이 영 안 산다. 캐릭터의 변화와 연기 디렉팅이 문제인 것 같은데 고시원 아줌마, 재호형, 유기혁 말곤 다 별로였다. 최악은 이동욱이 연기한 서문조다. 이동욱을 왕눈이 역에 쓰고 싶었으면 처음부터 그렇게 할 일이지 잘 어울리는 배우를 데려다 놓고 죽임으로써 시청자들 뒤통수 후려갈길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 그런 건 반전이 아니라 우롱이다. 이동욱이 배역에 어울린다면 문제없겠지만 이현욱이 휠씬 잘 어울릴 뿐더러 연기도 더 좋다. 어쭙잖은 반전이 또 있는데 키위가 쌍둥이라는 것이다. 한 놈은 지적장애 수준이고 한 놈은 극단적인 침착맨이다. 웹툰에서 키위가 소름끼쳤던 이유는 평소엔 실실거리고 말을 더듬다가 혼잣말을 하거나 화났을 때는 정색하고 말도 더듬지 않는 모습 때문이었는데 쌍둥이라는 불필요한 요소가 추가돼서 이 두가지 모습이 분리됐고 그에 따라 극의 긴장감도 뚝 떨어졌다. 안경도 웹툰에서의 느낌과 너무 딴판이다. 드라마에 와서는 대사도 많아지고 언행이 무슨 고벤져스의 행동대장 격이 됐다. 병민이도 얼마나 '병민'같을지 기대했는데 그냥 말 더듬는 찐따로 만들어 놨다. 충분히 개패고 싶긴 하지만 병민이만 가지고 있는 병민스러움은 전혀 없다. 종우는 지능 스탯에 문제가 생긴 것 같다. 웹툰의 종우도 똑똑하다곤 못할 놈이지만 드라마의 종우는 그냥 저능아다. 누가봐도 사람 죽이는 곳이라고 간판 걸어놓은 곳에 들어가 살고 거기서 사람들이 실종되고 본인은 살해협박까지 받았는데 도망갈 생각은커녕 경찰에 신고도 안한다. 그리고 종우 속마음이 시도때도 없이 나와서 너무 거슬린다. 거기에 더해 분노조절장애 씬도 매회 써먹던데 작작 좀 우려 먹었으면 좋겠다. 캐릭터는 죄다 무너져 내렸고 나머지도 형편없다. 극의 흐름이 작위적이어도 너무 작위적인데 인물들이 마주치는 때와 장소가 어쩜 그리 퍼즐마냥 딱딱 들어맞는지 참 놀랍다. 그리고 약에 취한 종우 주위로 카메라가 빙글빙글 도는 장면은 최근 본 연출 중 가장 구렸는데 코멘터리 영상을 보니 감독 스스로는 굉장히 만족한 듯하다. 드라마 본편보다 코멘터리 영상이 더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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