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스크린쿼터제를 두고 정부와 겨루기 중이던 한국 영화계는 생존권을 두고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스크린쿼터 감시단이 만들어진 1993년 변화의 바람은 <투캅스>에서 시작되는데 당시만해도 젊은 감독이자 중견 감독 줄에 들어선 강우석은 '헐리우드를 따라갈 수 없다면 다양한 장르를 접합시킨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자 했고 그 결과물이 본작이다. 홍보 전단에 노골적으로 '한국 영화 일어섭니다!!'라는 문구를 사용한 것도 당시 직배와 외화에 대한 위기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영화는 대박이 났고, 경찰과 조폭과 관련된 코미디가 심화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되며, 시네마서비스의 근간이 시작되는 등 한국영화의 부흥에 시동을 건 작품이라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건성으로 총을 잡은 안성기 옆에 '정신차리기 싫다'는 문구, 밑으로 한쪽 무릎을 꿇고 한껏 폼을 잡은 박중훈 옆에 '세수하기 싫다'라는 문구, 그리고 그 밑에 '그러나, 웃다 죽어도 좋다!'는 문구를 배치해 이 영화가 진짜 웃기다는 것을 강조했다. 당시 종로 피카디리 극장엔 본작을 보기 위해 줄을 선 관객들을 볼 수 있었는데, 피카디리가 흥행에 강한 면모를 드러내는 극장은 아니어서 굉장히 의아한 광경이었다. 물론 영화는 카피만큼 재밌지 않았고, 웃기지도 않았는데, 당시 기성세대에게는 굉장히 웃기고 재미있는 영화였나보다. 1993-12-18 피카디리
31 likes3 rep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