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엠
6 years ago

Our Planet: Behind The Scenes
Avg 4.0
아마 초등학생 때 이것과 비슷한 다큐를 본 일이 있다. 개고생하는 야생 작가들. 내용도 구도도 비슷했던 것같다. 동물의 왕국은 익숙했던 터라 그걸 찍는 작가들은 대단히 멋져보였다. 며칠 몇주 몇달을 버텨 고작 몇 십 초의 한 컷을 건져내고, 간지나게 물 몇 모금 마시고 다시 광활한 대자연 속으로 뛰어드는 모습... 나도 야생 작가가 되고 싶었다. 부모님한테였나 선생님한테였나 그런 이야기를 했더니 "저거 힘들어~ 위험해~ 돈도 못 벌어~" 하고 말았다. 만약 내 자식이 그런 이야기를 한다면, 언젠가 짬을 내어 캠핑장비와 카메라를 들고 산에 가서 멋진 5분짜리 다큐멘터리를 찍어볼까 하고 물어봐야겠다. 나보다 엄마를 닮아 인생에 더 통달한 자식이 "뭘 그렇게까지~"라며 거절할 공산도 높고, 다행히 가게 된다 해도 결과물은 신통치 않을 것이며, 동물은 찍히지도 않을 가능성이 크고, 자식의 경우 본인이 불편을 감수하고 현장을 진두지휘할 만큼 열정적이지 않은 한 캠핑 생각에 들떴다가도 춥다 덥다 힘들다 벌레가 많다 기타 등등 온갖 불평을 늘어놓다 실망해 야생 작가의 꿈을 버려버리게 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이런 아름다운 상상은 높은 확률로 아직 혼인하지 않았으므로 할 수 있는 거겠지만, 그래도 어렸을 때 야생 작가가 되고 싶다고 꿈꿨던 것처럼 자식을 낳고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는 꿈 정도는 꿔 볼 수도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