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떠올린 마지막 '시'는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앞으로 아이의 '시'는 누가 받아적어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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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의 천부적인 재능은 그녀에게 호기심과 열정을 불러 일으켰고 그 호기심과 열정은 잘못된 욕망과 지나친 집착 그리고 질투(?)로까지 번지게되었다. 그럼에도 "I Have a Poem."이라고 외치는 아이의 마지막 한마디에 그녀의 행동이 지나쳤고 잘못되었다고 확실하게 단언할 수도 없는것에 대한 아이러니가 느껴지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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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나]
애나는 아름답다.
나에게 충분히 아름답다.
태양이 그녀의 노란색 문을 두드린다.
신이 보낸 신호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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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소]
황소가 뒤뜰에 홀로 서 있다.
캄캄한 어둠 속에
문을 열고 한 걸음 다가갔다.
바람은 나뭇가지를 스쳐 가고
소는 푸른 눈을 들어 나를 봤다.
살기 위해 몰아쉬듯 계속 숨을 뱉었다.
그런 소는 필요없다. 난 어린 소년이니...
그렇다고 말해줘.
어서 그렇다고 말해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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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널 지워버리려고 할 때, 세상에 널 받아줄 사람은 없어. 나같은 그림자가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