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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잊어버린다. 참 유치하네요. 난 당신을 내 뼛속에서까지 느끼는데. 당신의 침묵은 내 귓속에서 울려 대고. 당신은 입에 단단히 못질을 하고 당신 혀를 잘라낼 수는 있겠지만, 당신이 존재하고 있는 걸 막을 수 있겠어요? 당신 생각을 멈추기라도 하겠어요? 난 그 생각이 들려요. 마치 자명종 시계처럼 똑딱거리죠. 그리고 당신한테도 내 생각이 들린다는 걸 알아요. 그렇 게 의자 위에 웅크리고 있어 봐야 소용없어요, 당신은 도처에 있고, 주변 소리들도 나한테 도달하는 도중에 오염돼 버려요, 당신이 들었기 때문에 당신은 내 얼굴까지도 홈쳐 갔어요. 당신은 내 얼굴을 알지만 난 내 얼굴을 모르니까. 그리고 저 여자는? 저 여자는요? 당신이 그녀를 나한테서 훔쳐 간 거야. 우리끼리만 있었다면 그녀가 지금 날 대하듯 감히 대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니, 안 돼요. 얼굴에서 손을 떼세요, 당신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겠어요, 그건 너무 편한 방법이에요. 당신은 그렇게 무심하게, 마치 부처처럼 자기 자신 속에 파묻혀 거기 머물러 있을 거고, 난 두 눈을 감은 채, 그녀가 당신에게 자기 삶의 모든 소리들, 하다못해 옷 바스락대는 소리까지 전부 당신에게 바치고 당신이 보지도 않는 미소를 보내는 것을 느끼고 있겠지요. 그건 안 되겠어요! 난 내 지옥을 선택하고 싶어요. 난 두 눈을 똑바로 뜨고 당신을 쳐다보면서 맨 얼굴로 싸우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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