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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라가 우체통의 편지(남편을 살리기 위해 감수한 위법의 증거)에서 헬메르의 시선을 뺏기 위해 추던 춤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타란텔라라는 이름의 이 춤은 타란툴라라는 독거미에 물린 뒤 발생하는 병(Tarantism)을 치유하기 위해서 추는 춤 혹은 독으로 인한 경련과 발적을 형상화 한 춤이다. 노라는 이 춤을 추며 마치 인형이 그렇게 하듯, 자신의 몸을 헬메르 앞에 전시한다. 헬메르의 검열이 필요하다는 핑계로 춤을 추고 있는 노라는 헬메르에 의해 만들어진 타자이고, 타자인 노라 자신에 의해 대상화 된 타자이다. 만들어진 여성성, 대상화 된 타자로서의 여성, 그 존재와 몸짓을 극단적으로 폭로하는 춤 이후에 노라는 자신의 주체성을 알아차리고 행동하기 시작한다. 그 행동이 ‘주체성을 회복시키는 전조’가 되는 노라와 그 행동을 보고 성적 욕망을 느끼는 헬메르의 대비는 대상화 된 존재와 대상화 하는 존재 사이의 폭력 구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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