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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 친숙한 작가들 중 정유정 이전에 ’체험세계’로서의 소설에 대해 많이 언급한 사람은 김영하다. 개인적으로 신기해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김영하는 정통문학 소설가로 인정받는 반면 정유정은 여전히 장르소설가라는 인식이 강하다. 단타로 연발하는 강렬한 문장들과 지나치게 영화적인 묘사 때문일지도… 🤔🤔 최근에 집필한 스릴러 3부작의 인상 때문일 수도 있겠다. (스릴러는 현재 우리나라 상업영화의 주류 장르이기도 하니까) 내가 정유정을 좋아하는 이유는 참 많지만, 소설의 결과 무관하게 좋은 점을 꼽는다면 역시 '팔리는 소설가’로서의 정체성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닐까 싶다. 다수의 등단 소설가들이 문학가로서의 입지를 위해 노력하고 때로는 위선적으로 굴면서까지 자기복제를 통한 예술적 브랜드 구축에 몰두하는 반면, 정유정이 노력하는 것은 언제까지나 쓰고자 하는 것을 꾸준히 쓰는 일이다. 자신에게 영향을 준 위대한 작품들과 동경하는 작가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되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트리지도 않는다. 악에 대한 탐구를 어느 정도 마무리 지은 까닭인지 다음 작품으로는 판타지풍이 짙은 소설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공부하는 사람이니만큼 또다른 수작이 되지 않을까 기대한다. 본편 중 SF장르는 독자로서만 좋아한다는 부분이 있었는데, 언젠가는 SF계의 대가가 될수도 있을 거라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악 3부작에 이어 판타지라니 이게 다 SF를 위한 빅픽쳐잖아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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