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_정_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
Avg 3.7
나는 소설가 박민규를 좋아한다.(항상 가장 좋아하는 소설가로 뽑았지만, 가장이라는 것은 그 무게가 너무 무거워 그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 좋아한다 그 정도로 해두겠다.) 이유를 물으면, 책이란 것은 지루하고 학교 공부의 연장선이 아니냐, 혹은 책은 그저 남들에게 멋있어 보이기 위해서 읽는 것이 아니냐는 나의 생각에 당당히 뻑큐를 날렸기 때문이니라. 내가 책을 좋아한 것은 아주 어렸을 때, 엄마가 일주일에 꼭 책 한 권을 사주던 그때부터 였지만, 책 그 자체를 좋아하기 시작한 것은 박민규의 소설을 읽기 시작했을 때부터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존나 재밌다. 간혹가다 그의 소설은 '엥? 그래서 뭔 소리라는 거야'라는 물음을 가지게 된다. 하지만, 그래서 두 번이고 세 번이고 읽게 되고, 또 뭔가 알 것 같으면서 모르게 되고, 근데 또 보게 되는 것은 말 그대로 존나 재미가 있다. '글이 마침내 변태하였습니다! 모두 언제까지 그런 지루한 말만 할 것입니까. 이제는 새로운 성체로 바뀌어야지!'라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게 거창하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생각을 엿보는 느낌이고, 그 생각이 너무 무겁지 않은 것인데도 머리를 뎅뎅뎅 세게 치는 기분이다. 그렇게 웃으며 책을 읽다가 소설임을 아는 데도, 삼미 슈퍼스타즈를 검색해보고, 조성훈을 검색해보고, 그렇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러다가 또 인생을 생각해보게 되는 것이다. 꼭 프로로 살아야 하는가에 대하여, 또 그 프로의 세계는 냉철해야만 하는지에 대하여, 1위나 2위는 야구와는 다르게 혹은 비슷하게 우리 사회에서는 이미 정해진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에 대하여 그리고 그것을 향해 조금이라도 가기 위하여 발악하는 삶이 과연 그 자체로 의미가 있는가에 대하여 말이다. 답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또한 그가 수면 위에 내비친 (소설 속에서의) 삶의 의미가 나와 같을 수도 있고, 다를 수도 있지만, 이 생각하는 시간만큼은 인간으로 태어나 꼭 필요한 시간이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든다. 믿는 자에게 발등이 찍히면 더 아프므로 표절은 충격이지만, 이기적이게도 나는 그를 또 다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