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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는 당신의 모습으로 위안을 찾을 수만 있다면. 기억은 모호하다. 기억은 복사물의 복사물과 같다는 영화속 대사처럼, 사람의 기억은 사진처럼 남아있지 않는다. 자의와 타의, 의도와 무의식, 시간의 흐름, 이밖에 다른 요인들로 인하여 기억은 잊어버리기도 하며 왜곡되어 남아있기도 한다. 내가 기억하는 타인도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한다. 상대와 겪은 경혐적 사실로서만 기억이 존재하지는 않는다. 주관적인 내 기억의 파편들이 모여 하나의 존재로서 머릿속에 머무르고 있을 것이다. 영화는 내가 사랑하는 애증하는 당신이 사라졌을 때, 내게 남은건 당신에 대한 기억뿐이라는 점을 생각나게 한다. 내가 기억하는 당신은 홀로그램으로 표현되어 다시 나와 옛추억을 이야기 한다. 상실의 순간 내 기억속 당신과 함께한 순간들을 떠올리며 작은 위안을 찾는다. 다만 안타까운 점은 이 대화가 일방적이라는 것이다. 나와 수많은 순간을 함께한 당신이 아니라, 난 나의 기억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것이다. 이는 표면적으로 찾은 일시적인 위로와 달리 공허한 메아리처럼 찝찝한 쓸쓸함도 동반한다. 이러한 이유들이 거울속 나와 대화 하는 것 같다던 주인공의 작은 읊조림을 더욱 절실히 와닿게 해준다. 기억과 상실, 그리움과 위안, 뒤에 찾아오는 공허함 그리고 이 모든걸 포괄하는 사랑이라는 이름의 감정까지 영화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들이 내게는 좀 어렵게 다가왔다. 사실 이렇게 끄적거리고 있는 지금도 잘모르겠다는 생각이 가장 크다. 그래도 내 생각을 조금이나마 정리해 마무리 해보려고 한다. 나와 당신 사이의 수많은 순간들이 있었고 이는 기억으로 내 머릿속에 남아 당신이 떠난 지금 기억을 되새겨 끊임없이 우리가 함께한 순간들을 떠올린다. 이는 당신에 대한 그리움, 애증, 회환 등 수많은 감정들일 것이다. 이렇게라도 기억으로 당신을 만나는건 남겨진 내 스스로에 대한 작은 위로일 것이라 생각한다. 아마도 내가 기억하는 당신을 끝까지 잊지 않고 싶은것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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