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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봤던 홍콩 영화는 정말 많지 않다. 어림잡아 10개도 채 안 되는데, 그 중 절반 이상은 모두 주성치가 연출한 작품들이다. 이토록 내가 주성치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로 그의 유머에 있다. 어떻게 보면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의 엽기가 담겨있지만, 그래도 내 개그 코드와 아주 잘 맞기에, 나는 아직도 채널을 돌리다가 이 영화가 보이면 그냥 본다. 이미 수십 번을 넘게 봤는데도, 그냥 웃으면서 본다. 사실 이 영화는 300억원의 제작비로 만들어진 초특급 액션 블록버스터다. 사용된 특수 효과만 해도 벌써 셀 수가 없는데, 주성치는 결코 가벼운 감독이 아니다. 이 뿐만 아니라 주성치는 정교한 액션 구성, 영화 자체를 책임지는 각본, 스턴트 필요없는 주연까지 모두 해냈다. 그는 불가능 앞에서 절대 무릎을 꿇지 않았다. 영화사에서는 전설로 남을 감독이다. [이 영화의 명장면 🎥] 1. 고수들의 등장 (주성치의 약골 골라내기) 화려한 무술을 선보이는 고수들 얘기를 꺼내기 전에 먹튀하려다가 딱 걸린 주성치 얘기부터 해보자. 뻔뻔한 것도 모자라 맞짱을 뜨자고 자신 있게 소리친다. 그러고는 무리에서 가장 약해 보이는 사람을 고르는데 고르는 족족 왜소한 주성치보다는 쎄 보인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결국 주인 아주머니께 신발로 맞기만 하다가 도끼파를 불러들인다. 근데 불러들이는 방법도 ㅋㅋㅋㅋㅋㅋㅋㅋ 정말이지 가관이다. 오... 본격적인 액션이 시작됐다.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만큼 섬세하고 파괴력 있는 액션신들. 때려 부수는 인원이 많아서 그런지 주먹 한 방 한 방이 더욱 통쾌하게 느껴졌다. 2. 엎치락 뒤치락 (수전증의 절정) 고수들보다 더 강력한 고수가 나타났다. 악이 선을 무너뜨리는 흐름은 안타깝지만 걱정 마라 곧 상황을 순식간에 종결시켜줄 최강 부부가 나타날 테니까. 오랑팔괘곤을 쓰던 고수의 액션은 참 인상적이었다.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도 창을 이용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액션을 선사했다. 곧바로 연주자들을 파리 잡듯 손쉽게 무찔러버리는 남편 고수. 타격을 흡수하고 반격하는 장면이 마음에 들어서 어렸을 때 자주 따라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까 꼴값이다. 여주인의 경고를 들은 도끼파 보스와 그의 부하. 시가 한 대 태우려는데 손이 너무 떨리는지라 불도 제대로 못 붙이다가 간신히 붙였는데 불이 붙여진 곳은 다름 아닌 보스의 머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든 불 꺼보려고 옷으로 난리치다가 옷에도 ㅋㅋㅋㅋㅋㅋㅋㅋ 붙어버렸다. 3. 야수 최강 부부도 야수 앞에선 힘을 못 쓴다. 무기력하게 당하다가 초필살기 '시후공(사자후)' 권법을 시전한다. 눈 깜짝할 새 초췌한 몰골로 변해버린 야수 형님... 그런데 상대방을 방심시킨 후 기습하는 얍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어느 정도 강하다는 건 알겠는데 그건 좀 꼴사나웠어요. 그러자 주성치 역시 그가 꼴보기 싫었는지 몽둥이로 힘차게 내려찍는다. 나는 영화가 끝난 지금도 주성치의 캐릭터를 파악 못하겠다. 4. 절대 고수의 여래신장 (새를 밟다) 절대 고수의 혈을 뚫어준 화운사신 덕분에 게임은 지금부터 시작이다. 도끼파 조무래기들은 별 것도 아닌 것들이 괜히 출연 욕심만 많아서는 파이팅 넘치게 덤볐다가 허무하게 탈탈 털린다. 초라하게 발까지 밟힌다. 이제 에피타이저는 다 먹었겠다 메인 디쉬 맛 좀 볼까 하고 날려본 발차기에 의외로 야수는 주저앉는다. 그러나 야수에게도 아직 초필살기는 남아있다. 이름하여 합마공 권법. 덕분에 하늘 올라가서 새도 밟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처님도 봤다. 이제 땅에서 기다리는 저 두꺼비한테 여래신장이나 날려주러 가자. 몇 번을 돌려봐도 여전히 재밌다. 나도 쿵푸를 잘할 수 있을까? 팬더도 잘만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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