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상훈남

Lone Survivor
Avg 3.8
Feb 24, 2018.
"우리 속엔 폭풍이 있다. 불꽃 같고 강물 같은 투지. 한계를 뛰어넘어 극한까지 자신을 몰고가는 열정. 춥고 어두운 골짜기로 들어가 그 곳, 적의 땅에서 싸울 수 있는 용기. 우린 모든 걸 걸고 싸웠다." 1. 용기 "용기 있는 자들이 자랑스러운 전통을 쌓았고 지켜야만 하는 명성을 위해 싸웠고 죽었다." 전장에 뛰어든 것만으로도 그에 따른 용기를 증명하기엔 충분하다. 악을 둘러싼 적들이 몇 명이든 그들을 향하는 총구는 망설임이 없고 물러나기는커녕 항상 어떻게 적들을 물리칠지 궁리하는 걸 보면 이미 그들은 그 어떤 역경이라도 헤쳐나갈 수 있는 자격이 있다는 것. 심하게 다쳤는데도 불구하고 평지로 내려가 적들을 쓸어버리면 된다는 어처구니 없는 작전을 늘어놓다니, 정상이 아닌 것처럼 느껴질 수도 있지만 외려 제정신인 게 이상하다. 맨정신으로는 피 튀기는 전장에 뛰어들 수 없으니까. 2. 생존 "넌 네 나라 위해 죽어. 난 내 나라 위해 살 거야." 생존에 대한 강력한 욕구가 없으면 이 치열한 현장에서 절대 살아나갈 수 없다. 총을 쏘고 있는 와중에도 내리쬐는 저 따뜻한 햇빛을 더 보고 싶다. 이렇게 이름도 모르는 저 수염쟁이들한테 총 맞아 이 자리에서 쓰러질 수는 없다. 적어도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꼭. 그렇다고 몸을 사리는 건 더욱 아니다. 죽을 각오로 싸움에 임해야만 달콤한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건 자신들이 더 잘 알기 때문에. [이 영화의 명장면 🎥] 1. 조깅 앞뒤 다 자르고 바로 전쟁의 참혹함을 보여주는 그런 냉철한 영화인 줄로만 알았는데 극심한 상처를 입은 주인공의 독백 오프닝이 끝나고 혹독한 훈련을 받아오며 길러진 따뜻한 전우애를 보여줌과 동시에 각자 멀리 떨어져있는 가족 혹은 꿈을 그리워하는 인간적인 면도 엿볼 수 있다. 군인에게 게으름이란 절대 없다. 해 뜨자마자 본인의 의지로 삭발 내기가 걸린 조깅 한 판. 조깅이라고 하기엔 스피드가 너무 빠르긴 하지만 저들한테는 그저 조깅일 뿐이니까.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신입을 향한 따뜻한 선임들의 마음씨도 아름답고, 이 때까지만 해도 이런 분위긴줄 알았다. 2. 전쟁 작전을 실행하기 전 변수가 너무 많아 불길한 기운이 엄습해온 건 물론, 역시나 무전도 작동되지 않아 애를 먹는 찰나 적진에서 올라온 평민들을 만난다. 살려줄까 말까 여러 고민 끝에 규율을 엄격히 따라야 하는 군인으로서 위험하지만 그들을 살려주고 후퇴하는 선택을 한다. 뭔가를 베풀었다는 뿌듯함이 들면서도 점점 다가오는 어둠의 그림자가 보이기 시작. 이후 벌어지는 총격과 미사일 세례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현실적이고 매우 참혹하다. 구조 요청은 해야 하는데 무전은 계속 먹통이고 늘어나는 부상자와 뒷걸음질칠수록 바로 밑은 낭떠러지라는 두려움 혹은 압박감이 센스 넘치는 음향과 함께 다채롭게 묘사된다. 뛰어내릴 때 이곳 저곳 부딪치며 데굴데굴 아래로 굴러가는 액션이 참 인상적이다. 급이 다른 스턴트. 3. 구조 외로운 생존이 시작된 지는 시간이 많이 흘렀다. 두고온 건 많은데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미안함도 들 것이고 불리한 조건에서 시작해 저 정도밖에 안 되는 악질들을 쓸어버리지 못했다는 분함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좁혀오는 포위망을 피하기엔 상처가 너무 많아 인상을 찌푸리던 그 때 의문의 마을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 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하게 된다. 2,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자비심은 적에게 쫓기는 자를 어떤 대가를 치르고서라도 도와줘야 하기 위함에서 비롯됐다. 오직 인심을 통한 행위는 아니었어도 마커스 러트렐 중사는 많이 다친 상태에서도 구조 당하면서 자신을 도와줬던 주민에게 같이 가자고 속삭인다. 피만이 흩날리는 전쟁의 현장에서 유일하게 꽃을 피운 거름 같았달까. 총을 쏴대는 자와 다친 자를 도와주는 자, 모두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게 참. 아무리 외롭고, 힘들고 고통스럽고 두려워도 포기 말고 싸워야 한다는 것을 그들을 통해 나는 알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는 전쟁에 비하면 약과일 테니까. 레드윙 작전의 용사들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