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빨강색미니언
6 years ago

공무도하
Avg 3.3
명확하게 무엇을 그려내고 있는데 그려내고 있는 대상이 물 안개같이 흐드러져 서서히 적시는 듯하다. 딱딱하고 직선적인 단어들이 툭툭 에둘러 던져지는 모양새가 김훈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 같다. 작가는 도시에 벗어나 더 이상 사람들이 살아가지 않는 바닷가 근처에 홀로 남겨진듯하다. 서서히 옅어져가는 인간관계들이 스스로 자신이 떠나온 것도, 남겨진 것도 아닌 듯해서 더욱 그렇다. 이 책은 강을 건너버린 임에게 건네는 말이 아닌 둘러싸인 세상에서 서서히 밀려간 자신의 모습을 그려낸 책 같다. 자신이 보는 세상을 자신만의 언어로 표현하지만 표현하기 어려워지는 세상에 대한 마른 한숨이 습기 찬 공기와 만나 뿌옇게 감싸돈다. 그 안에 침잠하는 작가의 모습이 내게 와닿지는 않았다. 이 책의 제목이 사랑아, 강을 건너지 마라인데 솔직히 잘 모르겠다 무슨 의미인지… 작가는 사람들이 삶에 이런 모양으로 직면하게 된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던 걸까… 책을 읽으면서 물 놀이를 하러 갔을 때 은근히 느껴지던 기압과 수압의 차이에 의한 답답함이 나를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