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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아니 베르사체를 포함해 5명을 살해한 앤드류 쿠나낸의 일대기를 역순으로 짚어가며 당시 미국 사회의 폐해를 날카롭게 파고들어가는 작품. 앤드류 쿠나낸이 연쇄 살인마가 되어 베르사체를 죽이는데까지 이를 수 있었던 건, 미국 사회 만연한 배금주의와 범죄 피해를 입은 동성애자들이 신고조차 할 수 없었던 당시 사회의 강한 편견과 차별, 사건 해결이란 본질보단 절차에 집착하는 수사당국,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엠바고도 무시하는 언론 등이 맞물려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임을 작품은 분명하게 설파하고 있다. 시간 역순 구성을 통해 사회의 문제점을 분명하고 날카롭게 파고들어 보여준다는 점 외에, 이 드라마를 '특별하게' 만드는건 연출인데, 게이 주인공들과 커뮤니티를 다루는 드라마에 딱 맞는 톤과 과감한 색상 조합 그리고 씬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팝 음악과 클래식이자칫 위화감을 줄 수 있는 소재에 자연스럽게 빠질 수 있도록 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했다. 소재, 구성, 연출, 연기까지 이렇게 과감하지만 심도있는 드라마는 아마 '미국'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아메리칸' 크라임 스토리>라는 제목값, 적어도 이번 시즌만큼은 그 이상(理想)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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