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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택

이은택

9 month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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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uest of Honour

Movies ・ 2019

Avg 2.7

Aug 04, 2025.

* 정보추 * 토끼는 자신의 분변을 먹지 못하면 죽을 수 있다고 합니다. 단백질 섭취와 소화효소 재활용 등을 위해 섭취한다고 하며, 극중 아버지가 어느시점부터 바깥에서 키우던 토끼를 집안으로 들여서 마치 감옥과 같은 공간에 두는데, 이와함께 몇차례 분변을 정리하는 장면이 의미심장하게 등장한다. 최선을 다하는 듯한 모습이 오히려 토끼를 죽음에 이르게 했다면, 이는 마치 베로니카와의 관계성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쩌면 사별한 아내와의 관계도 떠올려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메모.. 끼적임.. 아톰 에고이안은 흥미진진한 이야기꾼이라기 보다는 인물들의 사연이 가진 불온함을 드러내는데에 탁월한 재능이 있는 듯하다. 이 탁월함이 <어떤 손님>에서 발견하고자 했던건 어쩌면 위생적 분리가 끝내 잘라내지 못한 인간의 순수한 욕망인지도 모르겠다. 이 욕망은 위증, 거짓추도문, 직권남용, 증거조작, 침묵이 그랬듯 온건하지 않으며 떳떳하지 않다. 에고이안은 이 떳떳하지 못한 불온한 기류를 영화 곳곳에 딱히 그럴 이유가 없어 보임에도 여기저기 흩뿌려놓았다. 인물들이 위생적으로, 도덕적으로, 규칙에 얽메이는 것에 대비될만큼 에고이안의 화법은 지저분하다. 술회되는 기억조차도, 장면의 배치나 시간의 흐름조차도, 매우 정교하게 흩뿌려놓여있다. 그리고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매 쇼트가 위생적 분리, 경계, 규칙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상상하게 만든다. 이 아저씨의 영화는 어떻게 매번 이러한 불온함을 암시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으나... 어쩐지 요즘따라 그 경계에서 무언가 확인해보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이 충동은 물론 현실에서의 어떤 규범을 넘어서진 못할것이다. 영화가 아니니까... 에고이안의 영화는... 그러니까 이러한 충동을, 소위 감정쓰레기통처럼 받아준다고 해야할까... 이만 두서 없는 리뷰를 마무리하자... . . . 음... 그러니까... 이 영화는 각기 다른 시간대와 존재들, 그리고 욕망들이 서로의 사이에 놓인 경계 사이를 오가며/오가고자하는 어떤 디아스포라적인 상태에 놓인 무언가라는 생각인데... 아르메니아인으로서 카이로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자란 에고이안의 배경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건 아니고, <어떤 손님 Guest of Honour>이 노골적으로 이민자들을 다루고 있음만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도 아니다. 에고이안이 관심 가진건 물론 이러한 디아스포라적인 풍경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도 있었겠지만... 보다 내밀하고 본질적인 어떤 인간의 욕구와 욕망에 더 관심이 있어보이고 이 관심이 욕구와 욕망의 디아스포라 상태를 포착하고자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가닿는다. 욕망의 디아스포라 상태란 무엇일까.. 욕망의 근원이 되는 토양과는 별개의 또다른 토양을 자양분 삼아 자라난 어떤 욕망을 말하는 것일테다. 이것을 포착한다는건 결국 그것의 연원을 거슬러 올라가야함일테다. 하지만 감정이라는 것은 언제나 선형적이지 않고, 뒤섞여있다. 그러니까.. 베로니카의 서술에서 대체로 어머니가 화면으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나 그녀의 꼬집어 말하기 어려운 어떤 욕망이 파더(아버지, 신부님)를 향하는 듯한 의심을 불러일으키는 특정한 순간들이나 장면이 만들어내는 그러한 기류들... 이러한 이상한 의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어 그 근원을 캐묻게 된다. 이같은 욕망의 디아스포라적인 구조가... 에고이안의 영화에 어떤 알 수 없는 원리와 방식으로 작동된다는 가정하에... 그의 영화를 좀 더 견뎌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