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
6 years ago

헝거 : 몸과 허기에 관한 고백
Avg 3.9
록산게이는 수백페이지에 걸쳐서 그녀의 “과도함”을 고백하고 있지만, 어째서 아주 “보통”의 우리가 이 글에 함께 동요되는 걸까. 스스로의 불완전성을 처절하게 이해하고 있는 사람만이 써내려갈 수 있는 울퉁불퉁한 고백의 글이라서가 아닐까. 아무도 없이 홀로있는 공간에서조차 완벽하게 솔직할 수 없는 우리 존재의 모호성과 불가해함을 억지로 가리지 않고 드러냈을 때, 비로소 진실에 가까워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 진실이 우리를 연결해주는 힘이라는 생각을 한다. 몸에 갇혀 세상 밖으로 나오지 못한 이야기들이 그녀의 용기를 타고 드디어 해방되었다. 그 이야기에 담겨있는 분노와 간절함, 자조와 재치, 슬픔과 안도감은 예민하고 섬세하게 다른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것이고 그 덕분에 우리는 더 많은 해방을 목격하게 되리란 순진한 희망을 가져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