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봉쇄수도원 카르투시오'는 아시아에 유일하게 있는 한국의 카르투시오회 수도원에 살고 있는 수도사들에 대한 다큐멘터리다. 이런 수도사들이 있다는 걸 이 영화로 처음 알게 된 나에게는 상당히 놀라운 이야기이기도 했다. 침묵과 단절과 절제의 삶을 사는 이 수도사들의 생활을 보면서 '아홉 스님'이 떠오르기도 했다. 기간이나 규칙 면에서는 차이가 있으나, 이들이 신에게 가까워지고 진리를 찾기 위해 지키는 규율들과 희생은 놀랍고도 경이롭다. 내레이션도, 인터뷰도 없이, 오로지 고독한 침묵 속에서 기도하고, 노동과 공동체를 통해 삶과 지혜와 격려를 나누는 이들의 생활과 적게나마 있는 대화 속에서 평안함이 느껴진다. 자막을 통해 최소한의 정보만 알려주는 영화는 단순하고 조용하지만, 그 누구보다도 강한 의지와 신념이 담긴 생활만을 보여주며, 그 자체로도 이들이 이 세상에 전하는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고 믿는 듯하다. 이들의 고독을 존중하듯 멀리서 지켜보기도 하고, 이들이 함께 교류할 때는 가까이서 이들의 대화와 지혜에 귀를 기울이는 영화의 자세처럼, 비록 카르투시오 수도사들 같은 삶을 살 수는 없어도, 이들의 신앙과 인간미를 존중하는 마음이 생기게 됐다.
11 likes0 rep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