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잭용
3 years ago

트리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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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이 지난 후 오펜하이머는 자신이 보인 반응에 대해 말했다. “우린 세상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웃었고 어떤 사람들은 울었습니다. 대개는 침묵을 지켰습니다. 저는 힌두교 경전인 바가바드기타의 한 구절을 떠올렸습니다. ‘나는 이제 죽음이 되었노라. 세상의 파괴자가!‘” 다음 날 아침이 되자 날씨가 맑아졌고 남아 있는 유일한 실험의 흔적은 휘어진 강철 탑 밑동과 껍질처럼 땅을 덮은 녹색 방사성 유리뿐이었다. 그것은 가늠할 수 없는 열기 때문에 녹아 버린 사막 모래가 남겨놓은 자취였다. 실험실에서 시작된 것이 이제 실제 작동하는 폭탄이 됐다. 맨해튼 프로젝트는 과학의 영역에서 정치의 영역으로, 외교와 전쟁의 영역으로 옮겨간 것이다. 7월까지 르메이의 공군 20연대는 일본의 대도시 67곳을 소이탄으로 폭격했고 수십만의 민간인이 사망했다. 이로 인해 잔인한 전략 효과가 새롭게 부각됐다. 르메이의 소이탄 폭격으로 죽은 사람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죽은 사람보다 많았다. 하지만 사람들은 종말을 부르는 폭탄 투하 한 번이 몇 달 동안의 폭격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