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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라이트를 보기 전에 찰리 채플린과 헬렌 켈러의 이야기를 넌지시 알고는 있었지만, 그 이야기를 담은 영화 제목이 시티라이트 인건 방금 보고나서야 알았다. 가장 중요한 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어린왕자가 말했던가. 채플린이 그녀를 좋아하게 된 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그녀의 순수한 호의와 존중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녀가 채플린을 좋아하게 된 이유 역시 그가 돈이 많아보여서가 아니라 그의 순수한 호의와 존중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들의 순수함의 가치는 얼마나 고귀한가. / 부럽게도 둘은 첫 만남부터 겉모습 너머에 있는 마음부터 교차했다. 보통의 사랑의 과정을 역행하듯 마지막에서야 서로의 얼굴을 마주하게 된다. 그리고 채플린은 수줍음과 기대감과 두려움이 섞인 웃음을 보여주면서 막이 내린다. 나는 이들의 사랑으로부터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가 떠올랐다. 왜 그런 느낌이 들었는지는 명확히 기술할 수가 없다. (내가 느낀 모든 것을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면, 아무 것도 말할 수 없기 때문일까) 그렇게 둘은 경멸과 편견으로 가득찬 세상에서, 서로에게 위로와 존중과 사랑이 되어준다. 그녀가 준 꽃을 소중하게 쥐고 있는 채플린의 작은 손과 그녀를 위해 꽃을 사고, 시간을 내서 그녀에게로 가는 것, 좋아하는 사람을 나보다 먼저 생각하게 되는 것, 자신이 힘들 때 도와줬던 그를 잊지않고 그리워하는 것, 눈을 감아도 서로를 확인할 수 있는 것. 사람은 혼자 살 수 없기에 유대를 필요로 하고 그 중에서도 최상의 유대는 사랑일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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