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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교적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고 생각한다. 흔히 말하는 딸바보 아빠와 친구보다 더 친한 엄마 아래에서 자랐다. 그러나 단지의 아빠에게서 우리 아빠의 모습도 보였고 단지의 엄마에게서 우리 엄마의 모습도, 그리고 단지 오빠에게서 나의 오빠의 모습도 보였다. 내 성격이 원래 상처받은 것을 잘 못 잊는 탓이 큰거라고 생각했다. 그냥 상처가 큰 것이었다. 마지막화에 지누가 본인만 상처받은 줄 알았고 누나도 그렇게 상처받았을 줄 몰랐다고 했다. 나의 오빠는 지금도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한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오빠는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엄마아빠에게 자리를 빼앗겼다. 오빠에게 있어서는 내가 단지의 오빠이거나 동생 지누일 것이다. 나는 이것을 단지를 읽은 지금에서야 깨달았다. 나는 우리 가족이 가난 때문에 힘든거지 충분히 화목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순간부터 오빠와 아빠 사이에 대화의 빈도가 낮아졌고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만 나갔다. 이것이 과연 돈이 많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인가 생각이 든다. 그 동안 우리 가족의 문제가 돈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그건 내가 우리 가족의 본질적인 문제를 외면하기 위한 핑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단지를 읽고서야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지를 읽은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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