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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소리의 실제 모델인 오성옥 선수는 이 영화를 반대했다고 한다. 남편은 빚쟁이에 자살까지 시도했고 본인은 그저 돈 때문에 핸드볼을 하는 선수로 나오기 때문이다. 결승전 승부던지기에서 실투를 한 선수는 임오경이지만 영화에서는 오성옥으로 나온다. 오성옥 선수는 영화를 보고 좌절했다고 한다. 하지만 핸드볼 인기가 조금은 나아지지 않았을까 스스로 위로했다고. 임순례 감독도 핸드볼에 진정성 있게 접근했는지 의문이다. 영화는 온통 왜곡 투성이다. 선배 4인방은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든 캐릭터들이다. 꼰대질에, 파벌을 조성하고, 후배 기나 죽이는 못난 선배들이다. 체계적인 훈련을 지시하는 감독을 사사건건 무시하고, 무단이탈은 밥먹듯하며, 선수선발에 압력을 행사하고 뒤로는 감독과 썸을 탄다. 프로 스포츠에 대한 무지이며, 프로 선수들에 대한 모독이다. 이들이 올림픽에 다시 나선 이유도 "요즘 것들은 정신상태가 썩어서"라니 말 다했다. 실제로 이 팀의 에이스는 젊은층인 우선희, 이상은 선수였다. 임순례 감독이 영화를 만든 이유는 결국 우리가 아는 '우생순'과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얇은 선수층, 협회의 열악한 지원, 편파판정에도 불구하고 은메달을 따낸 열정이 아니라, 아줌마라고 무시당하며 애 키우기도 힘든데 생리 참아가면서 얻어낸 희생의 대가라고 이야기한다. 핸드볼은 단순한 소재로 소모될 뿐이다. 결승전까지 오른 과정도 중요하지 않고 그러니 가장 중요한 결승전 장면도 아무런 긴박감 없이 흘러간다. 단순히 이야기를 끝내기 위해 결승전을 보여준다. 세계 최초 핸드볼 영화이자, 핸드볼과 국가대표 선수들을 모욕한, 실제 모델이 된 선수들이 부끄러워하는 영화가 우생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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