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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작건대 나는 이런 걸 좋아하나 보다. 순한 웃음과 상냥함만으로 서로의 고독이 매듭 지어지는 이야기. 멜로드라마라 이 둘은 두둥실 파도를 타고 세상을 발아래로 놓는 곳까지 높게 솟구쳤다 어느 해안까지 떠밀려 버리고 말지만. 모로코의 어느 바닷가. 일정한 해풍과 해와 달의 조도만 있는 곳에서. 파도에 젖은 갈색 모래와 포말이 닿지 않은 하얀 모래가 조용히 바다를 기다릴 것이다. 둘은 모래 알갱이라 누구의 방해도 없이 오래도록 행복하게 살았을 것이고. 아주 어릴 적. 세상에서 가장 강한 게 뭔 거 같아라는 물음에 기꺼이 모래라고 답했던 기억이 난다. 아빠라는 답도 있었는데 무심하게 모래는 미사일로도 부술 수가 없어.라고 덧붙이면서. 그때의 나는 더 이상 부서지지 않는 게 가장 강한 거라 생각한 거겠지. 장난감을 잘 망가뜨리는 아이였으니까. 그래서 짐작건대 나는 다 부서져서 더 이상 부술 수 없는 이런 사랑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 아주 많은 걸 망가뜨리고 살았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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