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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승

김현승

6 years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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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Books ・ 2006

Avg 3.3

일본 예술은 감정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경우가 많은데, 또 그와는 반대로 감정을 최대한 절제하는 경우도 많다. 이 책은 후자다. / 수많은 여고생들과 그들 각각의 어긋난 인간관계를 통해 외로움에 대해 이야기한다. "나는 초록 고양이가 되고 싶어. 다시 태어나면. 보라색 눈의 초록 고양이, 라고 말하고 에미는 꿈 꾸듯 미소지었다. 그 고양이는 외톨이로 태어나, 열대우림 어딘가에 살고, 죽을 때까지 다른 생물과는 한 번도 만나지 않아." 관계에 데인 사람은 새로운 만남을 두려워한다. 책의 모두가 그렇다. 때로 어떤 사람은 죽음을 통해 자유를 갈망하기도 한다. "언젠가 여행을 떠나리라. 그것은 정해져 있다. 다만 문제는 방법. 폭파냐 자살이냐 살인이냐. 하지만 다이너마이트도 청산가리고 마쓰모토 키요시에서는 팔지 않는다." 한 이모는 가출을 갈망하기도 한다. "(혼자 사는 나는) 가출을 할 수 없어. 그렇잖아, 내가 가출을 해봐, 그건 절대 가출일 수 없잖아. 돌아오면 여행인 거고, 돌아오지 않으면 이사잖아." 그녀의 말을 들은 조카는 말한다. "이모, 가출 말인데, 내가 실종 신고해줄게. 그러니까 이모도 가출할 수 있어." 글 속의 이모는 일탈을 원하지만, 아무도 관심 없는 일탈은 그저 시간낭비에 불과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그것을 알아주었을 때, 그녀가 힘들다는 것을 알아주었을 때, 그것은 비로소 일탈이 된다. 실종 신고를 통해 당신이 외로워하고 있음을 공감해주겠다는 발상이다. 이 사랑스러운 조카의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모가 정말로 가출을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만약 가출을 하면 실종 신고를 하고 찾아내면 데리러 가주리라." 사람은 누구나 힘들어하고, 일탈한다. 필요한 것은 일탈을 어긋남을 억지로 막는 것이 아닌 궤도에서 벗어난 가엾은 별을 다시 원래의 자리로 손잡고 이끌어줄 한 사람이다. / 책의 원제를 그대로 번역하면 '언젠간 기억이 흘러내린다해도'다. 이래서 외국어 공부가 중요한다. 번역된 것보다 훨씬 울림이 크다. / 군대에서 읽은 책(061/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