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작대기 방향이 밝혀진 후에도 전개에 진척이 없고 지루해져서 별점 내림. 11화까지 봤는데 시즌 2 확정이라 전개가 더 빨라질 것 같지 않아서 하차 각;)
[전반적인 평 - 요약]
제목을 <혐사현, 혐해륜, 혐유신 - 두 개의 심장>이나 <파국의 라디오>로 바꾸기 바람. 부제는 '내 남편의 내연녀 찾기.' (내연남일 수도 있음 주의) 현재 8화까지 나왔는데 아직도 안 밝혀졌다. (→ 9회부터 밝혀짐.) 세 주인공의 남편들이 모두 바람을 피우며, 이중 어느 집 남편이 더 쓰레기인가 우열을 가리는 내용이다.
내연녀 후보 3인방이 사실상 맥거핀일 수도 있다는 확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오히려 불륜 쪽이 아니라 등장인물 중 하나와 과거나 출생의 비밀로 엮여 있을 지도. (→똥촉이었음;) 건강서까지 출간한 건강 전도사 피비의 고루하고 구시대적인 설교 식 대사가 진입장벽.
그렇다고 시청자들도 작가의 메시지에 동의하며 본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임성한 작가는 세상이 두 쪽으로 갈라져도 절대 본인 신념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시청자는 이 막장의 끝이 대체 어디일까 궁금해서 욕하면서도 챙겨보고, 작가 또한 욕 먹는 거 알면서 쓰는 형국이다. 이 시대 최고의 길티 플레저임.
[시청 첫 주차 리뷰]
<인어 아가씨> 이후로는, 처음 도전해보는 임성한 월드. 요즘 막장 소리를 듣는 드라마들이 쏟아져나오자, 절필 선언한 임성한 작가가 가소롭다는 듯이 코웃음치며 써낸 듯한 복귀작. 기존에 거의 일일극만 써온 임성한 작가가 짬에서 뽑아낸 막장 엑기스를 16부작 안에 얼마나 농축해서 꾹꾹 눌러 담을지가 관건이다.
막장이 베이스면 개그 담당이나 쉬어가는 힐링커플이 하나쯤은 나올 법도 한데 주연 세 커플 다 파국이다. 그래서 불륜남녀도 트리플, 그만큼 매운 맛도 3배. 직장 동료인 주인공 3인방에 대적하려는 듯 첫 만남부터 결속을 다지는 내연녀 3인방. 지들도 네트워크있다 이건가.
전수경 배우가 메인 주연으로 나온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일단 라디오 프로라는 배경이 흥미롭고 각 커플이 30대, 40대, 50대를 대변한다는 게 신선하다. 사람들이 임성한 작가 드라마를 욕하면서도 보는 이유가 뭔지 알 것 같다. 틀어놓으니 또 잘 봐진다. 물론 이러다 감당 못할 매운맛이거나 그 유명한 '암세포도 생명 어쩌구'라든가 빙의 레이저빔 같은 장면 나오면 자진 하차할 수도 있음.
아버지의 외도를 왜 눈감아주지 않았냐며 어머니를 증오하고 탓한 만큼, 지금은 완벽한 남편을 가진 것처럼 보이는 여주 사피영이 나중에 역으로 똑같이 당할 것 같다. 3차 티저에서 느껴졌던 쎄한 분위기가 진짜 맞나. 그럼 진짜 글로벌 급 막장인데. 그래서 전세계인들에게 K-매운맛, K-Makjang을 보여주기 위해 넷플릭스에...?
국내 막장계의 3대 대모하면 문영남, 순옥킴, 임성한 작가인데 셋 다 스타일이 다른 게 신기. 문영남 드라마가 청양고추 넣은 구수하지만 칼칼한 된장찌개 맛이라면, 순옥킴 드라마는 혀가 마비되는 마라 맛 (근데 주동민 PD 만난 이후로 피바다, 불바다 막장으로 변모한 듯), 임성한 작가는 그간의 악명으로 미뤄 보건대 대마초 급이 아닐까...;
[어서 와, 임성한 월드는 처음이지?]
1화 초반부터 남의 불륜 이야기를 하며 한치 앞도 못 보는 인물들을 보여주는데, <인어 아가씨>는 너무 예전이라 기억이 잘 안 나고 그 이후로는 임성한 월드가 처음이라, 작가 본인의 생각을 투영한 건지 구시대적인 발상을 풍자하려는 건지 보면서도 헷갈린다.
세 주인공들이 남편이 바람을 피우는 건 부인에게도 책임이 있다며 말하는데, 주인공 남편들이 다 바람을 피우게 되는 걸 보면 배우자가 바람을 피우겠다고 한 번 마음 먹으면 그 어떤 방법으로도 방어가 안 된다는 교훈을 주려는 건지.
네이버TV 페이지를 보니 수영장 씬, 드럼 씬, 밥상 등 임성한 작가의 시그니처 씬이 다 나온다는데 잘 모르는데도 뭔지 알 것 같아서 웃겼다.ㅋㅋㅋ 오디오만 들어도 특유의 말투 때문에 누가 썼는지 알 수 있는 작가가 내 기준 김수현 작가인데 임성한 작가도 그런 것 같다.
김수현 작가는 애드립 금지에, 특유의 말투를 고집해서 그 말투에서 벗어나면 대본리딩에서 중견배우들도 호통치기로 유명하다. 임성한 작가도 따로 그런 연기 디렉션을 준 건지, 배우들 말투가 죄다 유튜브에서 본 옛날 서울 사투리처럼 이질적인 느낌이 조금씩 난다. 좋은 예로 3화 부혜령의 대사 "끝내자잖아요. 얼마나 잘나."에서 '얼마나 잘나'는 '바람피운 주제에 지가 얼마나 잘나서 그런 말을 하냐.'는 뜻이다. 어미를 잘라 뜻을 함축하는 말투 넘 신기ㅋㅋㅋㅋ
<런온>이 너무 젊은 대사라 입에 안 붙는다면 <결혼작사 이혼작곡>는 너무 옛날 말투라 한번씩 배우들 입에서 따로 논다. 어떤 대사든, 어떤 장르든 소화해내는 중견 배우들을 제외하고, 출연진 중에서 이태곤 배우가 진짜 자기 말투인 양 제일 자연스럽게 연기하는 것 같다. <개밥 주는 남자>나 <나혼산> 같은 예능에서만 보고 연기하는 건 처음 보는데 극중에서 느끼한 대사도 능청스럽게 잘 친다. 완전 착붙.
++++++
한 가지 궁금한 건 임성한 작가가 필명을 Phoebe로 바꿨다던데 네이버 기본정보에 Phoebe(임성한)으로 쓰여 있으면 바꾼 의미가 없지 않나? 최강창민 같은 건가. 세계진출을 위해서일 수도. 떼껄룩 앤 츄라이, Phoebe's K-hot & spicy collection.
사피영의 딸, 지아 역의 박서경 배우는 <피노키오> 등에서 아역으로 나온 남다름 배우의 어린 시절을 너무 닮았다. 눈빛이 똘망똘망, 연기도 잘하네. 우람 역의 임한빈 배우는 <거짓말의 거짓말> 때처럼 역시나 귀엽다. 판사현 본가에서 키우는 강아지, 동미도 넘 귀여워ㅠㅠ 찾아보니 <오로라 공주> 때는 강아지도 임성한 작가 데스노트를 못 피해서 사망엔딩으로 하차시켰던데 동미는 죽이지 말길ㅠㅠ 그나저나 송지인 배우는 <직장의 신> 이후로 정말 오랜만이다. 등장인물 관계 구성 상 내연녀 역할로 나오려나.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