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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은 때론 지독한 후유증을 남기지만 결국 또다른 다정함으로 한 발 내딛게 한다. 그 다정함들에 대한 이야기. 1부의 '여행에 정답이 있나요' 꼭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자세히 들여다 볼 생각도 없으면서 함부로 재단하고 비웃는 행위에 대해 오래 생각하게 됐다. 실은 멀리서 가벼이 판단하는 것 만큼이나 쉬운 건 없다. 내 자아는 저 위로 올리고 상대는 낮추고 그 간극을 비웃으면 내 실체가 어디에 있든 자아는 점점 비대해지기 때문이다. 생각의 이러한 방식을 지양하려는 작가님의 태도가 글 이곳저곳에 보인다. 2부는 대부분 다정함에 대한 이야기인데, 내가 가진 파동의 진폭보다 다른 사람에게서 전해지는 파동의 진폭은 훨씬 커서 자꾸만 용수철처럼 튀어오르듯 상황을 전개시킨다. 좋은 쪽으로든 나쁜 쪽으로든 말이다. 하지만 나를 도움닫기 시켜주는 누군가의 파동을 알아채려면 그 정도의 예민함은 가지고 있어야 한다. 같은 다정함이라도 그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다정함을 다정함으로 인지하는 것도 힘이다. 실은 다 필요 없고 그냥 김혼비 작가님이다. 날카롭고 조심스럽고 웃기고 멋진 김혼비 작가님의 글이다. 이제는 내겐 다른 설명할 말이 필요 없는 작가님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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