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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상훈남

신상훈남

1 year ago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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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pto Man

Movies ・ 2025

Avg 2.1

Apr 25, 2025.

겉멋도 멋인 경우 장르와 소재가 줄 수 있는 재미를 전혀 살리지 못 하고 있다. 포스터 분위기나 여러 느낌으로 봤을 때 연출자가 관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콘셉트 자체는 범죄 장르에 가깝지만 사실 이 영화는 송재림이 연기에 힘입어 '양도현'이라는 인물의 캐릭터성에 대해 일관되게 서술하는, 소위 말하는 '캐릭터 원툴' 작품이다. 주인공의 감정선이 서서히 파멸로 치닫는 과정이 섬세하게 담겨 있으며 각본은 조금 부실했지만 지우에게 이입하며 도현을 밀착해서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왜 나사가 달로 사람을 보냈을까요? 일론 머스크가 왜 우주 타령하겠습니까? 저희 회사가 방금 달에 100억어치 마미 코인을 쐈습니다. 그럼 사람들은 달을 보며 평생 마미를 떠올리기 시작하죠. 와, 저기 100억이 있대. 마미. 그리고 사람들은 또 뭘 떠올릴까요?" 이 작품의 음악 얘기를 안 할 수 없는데 중간중간 심플한 피아노 멜로디가 작중 긴장감을 더해주는 중추 역할을 하는데, 이 부분이 과하지 않아서 좋았다. Clair de Lune도 두 파트로 나뉘어서 삽입되어 있는데, 선곡이 식상하면서도 창밖 야경을 바라보며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더 탐욕을 품게 되는 양도현 캐릭터분위기와 잘 맞아 떨어져서 전체적으로 음향이 정말 만족스러웠다. 유일하게 작품성 요소 중 건진 게 사운드트랙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 "페이팔이라고 알아? 페이팔 창업자가 맥스 레브친이라는 사람인데 천재 개발자거든? 돈도 개많아, 천억대 부자야. 아무튼 그 형님, 여섯 번 망하고 페이팔로 개떡상했거든? 망한 거, 그렇게 쪽팔린 거 아니라는 거지." 영화가 관객들 머릿속에 강렬하게 각인이 되기 위해선 영화만의 특색, 그러니까 이 영화만이 보유하고 있는 분위기를 잘 구현시킬 필요가 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이 영화가 잘 살리고 있긴 하다. 작품성이 전체적으로 모자란 거지, 배우 연기력 보는 순수재미, 영화만의 독특한 색깔 같은 건 분명한 편. 조금만 다듬는다면 더 매력적인 채색이 되었을 것 같아 더 아쉽기도 했다. 이제는 더 이상 송재림 배우의 연기를 볼 수 없다는 것도 안타까울 따름. [이 영화의 명장면] 1. 엘리베이터 역시 이 장면 연출이 굉장히 공포스럽다. 감독은 아마 호러 장르에도 재능이 있어 보이고 연출도 연출이지만 사실 이 장면을 공포스럽게 완성시킬 수 있던 건 웰메이드 호러 작품에서나 나올 법한 소리만 들어도 끔찍한 음향 덕분이다. 대치동에서 살아남기 위한 잔인한 인간군상이 공포스럽게 묘사되는 장면이 일품이었고, 그것으로 인해 두려움을 느끼는 도현의 감정선도 인상적. “벤츠 타고 다니는 네가 왜 나라에서 지원을 받아?” “기대에 부응해야지.” 2. 찢어진 사진 결국 도현은 사진에서 어머니의 얼굴을 찢어버렸다. 인정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그는 스스로 일궈놓은 삶이 방해받을 장애물을 일절 염두해놓지 않았고 지우에겐 한순간 거짓말 하는 것에 양심의 가책을 느껴 불편해하다가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도현으로서는, 더 이상 인정할 수 없었다. 그의 어머니는 늘 초라하게, 돈 앞에서 덜컥 겁을 내고, 자신과는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었으니까. 도현의 인생이 파멸로 종결될 수밖에 없던 가장 큰 이유. 그는 그에게 있어 가장 소중한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 볼 줄 몰랐다. 자신이 갈 길이 어딘지에만 초점이 맞추어져 있었으니까. "맞아요, 아주머니가 왔다 갔다고 양도현 학생한테 전달해줘요." 양도현 같은 천재가 정말 자신의 주가가 떨어질 거라는 걸 몰랐을까 그 쾌락이 영원할 줄 알았을까? 그게 아니라면 송재림은 알았을까 "내가 상해에서 본 일이다. 늙은 거지 하나가 전장에 가서 떨리는 손으로 1원짜리 은전 한 닢을 내놓으면서 '황송하지만 이 돈이 못 쓰는 것이나 아닌지 좀 보아주십시오' 하고 그는 마치 선고를 기다리는 죄인과 같이 전장 사람의 입을 쳐다본다. 전장 주인은 거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가 돈을 두들겨 보고 좋소 하고 하고 내어준다. 그의 뺨에는 눈물이 흘렀다. '나는 왜 그렇게까지 애를 써서 그 돈을 만들었단 말이오? 그 돈으로 무엇을 하려오?' 하고 물었다. 그는 다시 머뭇거리다가 대답했다.' 이 돈 한 개가 갖고 싶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