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끼나루

From Here to Eternity
Avg 3.5
프레드 진네만은 <지상에서 영원으로>(1953)를 찍기 한해 전에 <하이 눈>(1952)을 찍었다. 물론 그 사이의 <결혼 멤버>(1952). (각설) 공동체/조직에 대한 지독한 혐오와 연민이 공존하는 영화(들). 이 영화는 결코 (시놉시스를 보지 않았다는 전제하에서) 우리가 예상하고 원하는 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아마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이다. 우리 뇌 속에 존재하는 전개들을 깨부수는 영화. 물론, 누군가는 조금 더 촉이 좋아서 영화의 전개를 예상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하지만 언제나 그 장면이 생각보다 일찍 도래하는 영화. 그 점이 이 영화에서, 감독 프레드 진네만을 존재하게 하는 지점일 것이다. 영화가 사실적인 요소를 조금 더 누그려 뜨렸다면 더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것이라는 제프 앤드류의 표현은 두가지의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1. 어떤 의미에서의 사실적인 요소인가요? 각본상으로, 아님 연출적으로. 2. 만약, 후자의 얘기를 하는거라면, 왜 그것은 헐리우드의 제도권에서 의도적으로 누그러져야 하는가? 이미 험프리 제닝스가, 로베르토 로셀리니가 도착한 세계에서, '헐리우드'라는 독립된 섬에 어울리는 '더 좋은 영화'라는 '환상'은 어디서 오는 생각인지 의문스럽다. 실컷 시놉시스 풀어놓기를 하다가 갑자기 덩그러니 몇줄 적어 놓는다 해서 읽는 사람이 납득되는 건 아니니까. 하여튼, 감상보다는, 정말 이 영화의 평론이 보고 싶다. P.S. <아파치요새>(1948)에 버금가는 마지막 시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