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것 없이 중세를 휘황찬란하게 다룬 기존 영화들과 달리, 흑사병 이후 종말을 맞아가는 중세 말, 근대 초의 유럽을 그럴 듯하게 다뤘다.(물론 중세빠가 보기에 말이 안 되는 것도 많지만...) 중세를 더럽고 원초적이며, 사랑도 고상하게 다루지 않은 더치 폴 버호벤 감독의 의지는 인문학적 소양이 어느 정도 바탕이 됐기에 가능했을 것.(미국 감독이었다면 불가능...)
TMI : 주 촬영지였던 성은 영화 <엘 시드(1961)>에서도 나왔던 스페인 쿠엔카의 '벨몽트 성'이다. 스페인 갔을 때 가려다 성 하나 보려고 동선이 꼬여서 포기했는데 지나고 나니 넘나 후회되는 것. 중세빠의 로망 아니냐, 톨레드 성이나 동유럽의 다른 성들을 보긴 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