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람들을 구경하며 ‘모두 저마다의 사연이 있겠거니’ 멍때리며 공상하게 되는데, 이런 상상을 문학적으로 근사하게 풀어낸 작품같다.
우리는 각자 인생의 주인공으로, 주변인의 삶에 조연으로, 혹은 엑스트라로 살아가고 있을테지. 누군가에게는 친절하고 선한 사람으로, 또 누군가에게는 나쁘게 기억될 것이다.
50명이 주인공인, 혹은 주인공이 없는 책이다.
이 가상의 사람들을 아끼고 응원하는 작가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아주 따뜻하고 사는 것에 힘이 난다.
정세랑 작가님만의 영역이 있는 것 같다.
다른 유명 한국 작가들에게서 잘 볼 수 없는 다정하고 따뜻한 태도랄까.
또한 담백하고 정갈한 문장 속 사회에 대한 다부지고 날카로운 시선이 느껴지는데 전혀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사람 구경이 잦아질 것 같다. 따뜻하게 바라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