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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thnight

19thnight

4 years ago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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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월기

Books ・ 2016

Avg 3.9

Apr 16, 2022.

깔끔한 문장과 예리한 심리 묘사가 잘 어우러져, 좀 더 오래 살았다면 가와바타 야스나리나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같은 대문호가 됐겠다 싶다. 중국 고전을 바탕으로 쓴 작품들은 원작 고전의 고풍스럽고 장중한 뼈대 사이사이에 현대 작가로서의 심리 분석을 채워 넣었는데, 그 둘이 이질감 없이 조화를 이룬다. 일제 강점기 조선을 다룬 작품은 작품 자체는 잘 쓰였는데, 화자나 주요 인물이 조선인인 소설에서조차 조선인이 객체나 이국적인 배경으로만 느껴져 묘하게 불쾌하다. 조선에서 살면서 학교에 조선인 학생이 있다는 것을 의아하게 여기고, '그가 조선인임을 의식하지 않도록 애썼다'는 태도가 오히려 차별적으로 느껴진다. 관동대지진 당시의 조선인 학살을 간접적으로라도 언급한 것은 당시 일본인 작가로서 용기 있는 선택이었지만, 식민지 조선을 바라보는 시각에서는 당시 일본인으로서의 한계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