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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희 영화평론자

조정희 영화평론자

7 years ago

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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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ity of Sadness

Movies ・ 1989

Avg 4.0

펜은 칼보다 강하다” 그러나 후샤오시엔의 카메라는 그 펜 보다 강했다. 왓챠 페이지에 영화에 대한 커멘트 중 900번째 영화로 이 영화를 쓰게 된 것은 큰 영광이다. 솔직히 이 영화를 절대 추천하지 않는 다. 이 영화의 관람 전에 몇가지 필수 조건이 만족되지 않는 다면 이영화를 보는 것은 한국의 역사와 언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택시운전사”를 보고 이게 무슨 사건인가….그리고 그들이 말하는 전라도 사투리와 서울 억양에서의 다이나믹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먼저, 대만의 일제 식민과 광복 그리고 국민당의 2.28 대학살 사건에 대한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 영화를 구성하는 5개의 언어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대만 토속어인 “민남화”. 그리고 권력을 통한 착취와 학살의 주체인 대륙인들이 말하는 “보통화”(북경어. 표준어). 그 권력과 피착취인들을 오가며 장사를 하고 비즈니스를 하는 상해인들이 하는 “광동어”(홍콩어). 일본 식민체제의 잔재로서 대만인들이 자연스럽게 말하는 일본어. 마지막으로 극 중 주연인 문청(양조위)가 말하는 “침묵”. 그의 벙어리로서의 설정은 잔혹한 역사에 대해 대만인들이 가지는 태도와 억압에 대해 잘 이야기 하는 강력한 언어이자 그가 메모하는 한자는 위의 모든 언어를 통합하는 공통의 소통수단이기도 하다. 그리고 무지하게 느린 샷의 길이와 3시간에 육박하는 런닝타임을 버티는 체력과 집중력이 있어야 한다. 영화의 가장 위대한 기능인 “역사와 진실을 바로잡기”에 후샤오시엔의 롱테이크와 롱샷이 대만의 전통문화와 자연경관과 생활들을 다큐기법으로 그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슬픔을 기막히게 잡아낸다. 대만 토속민 한 가정의 4형제의 이야기로서 큰형은 의리 있고 명분 있는 사람이지만 광동어를 하는 상해인들에게 “사업”의 목적으로 살해 당하고 둘째는 “일본”의 종군 군위관으로 참전하여 실종되고 셋째는 미쳐서 정신병원에 갇혀 버리고 넷째는 8살 때부터 귀가 멀고 말을 못하게 되지만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계속 삶을 이어간다. 출산으로 시작하여 장례식과 결혼식. 다시 출산으로 이어지는 형태. 그리고 양조위가 인생을 찍는 카메라는 훗날 후샤오시엔의 친구였던 에드워드 양의 “하나 그리고 둘”에서의 소년의 카메라. 그리고 그 영화에서 대만 현대사를 보여주는 결혼식과 장례식 장면들의 관통에서 아마도 “비정성시”를 오마쥬 했던 것 같다. “대만인이 제일 불쌍해. 일본에 괴롭힘 당하고 또 다시 대륙인에게 괴롭힘을 당하니” 극중 맏형의 한마디에서 이 영화가 이야기하고자 하는 대만 중국 역사의 비극이 이 영화를 예술영화로 보건 상업영화로 보건 일반 대중관객들을 그 들이 고통받거나 죄책감을 가졌던 기억으로부터 감정이입으로 끌어 놓는 한마디이다. 이 영화에서는 타이뻬이의 대학살을 보여주지도 않으며 정부가 자행한 처형이나 잔혹행위도 보여주지도 않고 라디오를 통한 장개석의 “위선”만을 조용히 보여준다. 다만 그 옆에서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는 대만인들이 겪는 고통과 슬픔을 이야기하기만 할 뿐. 아마 이 대사가 화면에 나오는 장면에서 모든 대만인들의 가슴이 저며왔을 것이다. “태어나면서 조국을 잃었고 죽으면서 조극을 얻었소. 죽고 사는 것은 하늘의 뜻이니 너무 걱정하거나 두려워 하지 마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