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ent
출장에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영화 'Me before You'를 보게 되었으나, 시간이 모자라 끝까지 보지 못했다. 다만 딱히 TV에서 돈을 내고 보거나 다운로드할 생각까지는 없었기에, 엔딩을 보지 못한 약간의 아쉬움만을 안고 있었다. 여주인공이 사랑스러웠고, 냉소적인 남주인공이 점차 변해가는 모습이 마음 한 켠에 머물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고, 영어공부나 할 겸 서점에서 원서를 둘러보던 중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원작이 있는 영화가 맘에 들면 책을 찾아 보는 일이 작은 취미 중 하나였기에, 망설임없이 책을 골라 들었다. 사실 배경이나 설정 자체는 비현실적이다. 남주인공인 Will의 집은 너무나도 풍족했기에, 사고를 당해 사지가 마비되어 죽지 못해 살아갈지언정 살아감에 있어 금전적 문제는 없다. 여주인공인 Louisa는 빠듯하게 살아가는 working class 가정으로, Will과 같은 부류의 사람들과 마주칠 일 조차 거의 없다. 이런 부분은 소설이기에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을 차치한다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주인공-Louisa(Lou)에게 감정이입을 하지 않을 수 없게 한다.  생기 넘치고 사랑스러운 Lou가, 회색빛의 세계에 머물러 있던 Will을 점차 변화시키는 과정이 정말 아름다웠다. 특히 Lou는 Will의 부모처럼 그를 지나치게 염려하지 않고, Will의 친구들 혹은 타인들처럼 지나치게 연민하거나 가엽게 여기지도 않는다. 물론 처음에는 그런 마음이 없지는 않았겠지만, 자신만의 방식으로 Will의 삶에 색을 되찾아주고 의미를 부여해주고자 최선을 다한다. 한편으로는 Will이 Lou를 변화시키는 모습 또한 놀라웠다. Lou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고 나아갈 수 있도록 해준다. 남을 신경써 줄 처지가 아니지만, 어쩌면 이것만이 Will이 살아가는 이유이며 희망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본인의 의지로 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아니 유일할지도 모르는 일이었기에. 마지막으로 존엄사, 혹은 안락사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존엄사를 두고 찬반은 분분하며, 그만큼 조심스러운 주제이기도 하다. 사람은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삶과 죽음은 온전히 본인 자신만의 것은 아니지만, 이에 대해 옳고 그름을 부여하기는 조금 어렵지 않을까 싶다.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있어 삶이 가진 가치, 죽음의 가치는 모두 다르게 다가오지 않을까. - 독서 기간: 2017.02월~2017.03.07
This comment contains spoilers.
6 likes0 repl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