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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소킨은, 뉴스룸 시즌2는 그래서는 안됐다. 시즌1에서 보여주던 맛깔나던 캐릭터들이 뭉개지고 뒤섞여서 엉망이 됐다. 윌-미국은 더 이상 위대한 나라가 아닙니다를 그렇게 맛깔나게 외치던-은 럭비공을 조명에 던져버리고 환불하지 않은 반지를 들고가 더듬거리며 고백하는 첫사랑 순정 소년이 되어버렸다. 찰리는 인자한 웃음 뒤에 번뜩이는 카리스마를 숨겨놓은 보도국장에서 옛 친구에게 배신당하고 뺨 맞은 다음에 중반부부터 제발 우리를 해임해주세요만 외치는 노인네가 됐다. 맥은 냉철한 분석력과 리더쉽, 귀여운 푼수끼 있는 총괄 pd에서 있잖아 내가 취했으니까 하는 말인데... 만 반복하는 무새가 되었다. 어차피 시즌1내내 방송국 vs 윌맥찰의 갈등으로 끌어가면서 남들이 보기엔 이해가 힘들더라도 결국 그 판단이 옳았음을 증명하는 괴짜 리더 + 넘나리 믿음직하고 주인공이랑 아슬아슬 썸도 타주는 여주 + 윌맥의 억제기 + 깨알같은 팀원들의 매력발산 케미가 시즌1의 재미였는데 시즌2에서는 변화를 주고 싶었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 변화가 뉴스나이트 2.0에서 TMI 였다는 것뿐. 그래. 러브라인도 재미있다. 나도 슬로언이 책 사인하고 돈이랑 키스할 때 소리 질렀고 윌이 매켄지 모건 맥헤일맥어ㅂ.. 할 때 기분 좋았다. 근데 러브라인에 시간을 할애할 거면 군더더기를 쳐내고-더군다나 시즌1과 달리 제노아 작전에 집중할 거였으면- 탄탄한 메인스토리와 다양한 캐릭터의 케미에 더 집중해야했다. 닐은 시즌1에서 뉴스 제작 과정에 나름대로 비중있던 것에 비교하면 트위터 찌라시나 물어오고 위키피디아랑 연락하거나 경매입찰자를 찾아보는 역할로 전락했다. 시즌1 때 행츄스를 소개하며 9시까지는 음식과 술이 싸다고, 8시 55분에 인턴을 미리 내려보냈다며 으스대던 그의 생기있는 얼굴이 한숨 푹 쉬고 위키 더 찾아볼게요로 변하다니. 말도 안돼. 슬로언? 시크한 경제전공-월가에서 받을 40억을 포기하고 신념을 좇는-에서 대선방송에서 말이나 짤리다가 책에 사인하더니 키스하는 멋진 걸크 누나가 됐다. 짐은 믿음직한 시니어pd에서 지저분한 연애 끝에 팀 전체가 매달리는 일 중에 여친이랑 영상통화하는 여친바라기가 됐다. 대체 미시건 선거결과 확정실수는 왜 넣은 장면인지 이해가 안간다. 미시건은 MI 미시시피는 MSSI? 제리를 뉴스나이트에 넣어야했으니까 파견기자로 보낸건 이해하지만 결과는? 여친을 만들어온 것 밖에 없다. 시종일관 리사한테 사과하고 매기한테 변명하고 이름도 기억안나는 여친한테 사랑한다고 하는 것밖에 없어졌다. 시즌 1때는 그렇게 윌찰 해고시키겠다던 회장엄마랑 사장아들이 짜잔~ 그런데 절대라는 건 없군요? 라면서 갑자기 난 너네 편이야! 하고 변해버린다. 차라리 진부한 시즌 1 갈등을 들고나와서 더 대립하는 걸 보여줬어야했다. 찰리 아저씨가 사표 안낼거야! 아니 낼 거야! 하면서 독백하는 신 대신에. 매기에 대한 얘기도 그렇다. 시즌2 초중반 컨셉이 시간 넘나드는 회고형식인 것은 이해하지만, 적어도 매기에게는 시간을 좀 더 할애해야했다. 그녀가 머리를 자르고 염색할 수 밖에 없었던 그 갈등을 더 조명하고 그럼에도 버티고 버텨서 그걸 극복하는 과정도 더 자세히 설명해야했다. 혼자 머리를 자른 거잖아? 그거 여자한테는 심각한거야 라는 짐 여친의 말 몇 마디로 끝낼 게 아니었다. 내가 기억했던 시즌 1의 뉴스룸이었다면-하나의 사건을 가지고 마지막 두 에피소드를 뺀 나머지를 모두 할애할 거였으면- 이보다 훨씬 더 긴박감 있고, 훨씬 더 짜릿하고, 훨씬 더 몰입감 있는 구성이 됐을 거라 생각한다. 시즌 1이 너무나 임팩트가 크고 재밌었던 탓이겠지. 근데 진짜로 어이가 없는 건 이렇게 주절주절 혹평만 써대고 시즌 1보다 못해요 나불나불 해놓은 시즌 2도 주말 밤새가며 정주행하고 5점을 줄 거라는 거다. 말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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