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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연코 영화 사상 가장 위대한 작품 중의 한 편. 이 영화 한 편으로 한 학기 영화 수업이 가능하다고 본다. 뤼미에르와 멜리에스, 장르, 모더니즘, 고전 할리우드, 현실과 환상, 유령성, 자기 반영성, 상호텍스트성 이 모든 게 이 한 편에 다 들어있다. 이 영화는 가히 천재적인 걸작이라고 할 만하다. 정치적 현실에 영화의 유령성의 문제를 절묘하게 결합시켰다. 우아하고 정교한 카프카적인 스릴러이면서 고도로 정치적인 영화이기도 하다. 최고의 홀로코스트 영화 중의 한 편이다. 공산주의자로 블랙리스트에 올라서 미국을 떠나서 망명생활을 해야 했던 로지 본인의 삶도 반영되어 있다. 현실을 미궁으로 만들어버린다는 측면에서 데이빗 린치의 영화도 떠오른다. 장 피에르 멜빌의 범죄 영화들에서의 알랭 들롱의 무표정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이 영화에서 절묘하게 활용하고 있다. 영화와 회화, 연극의 관계를 탐구하는 측면도 있으며 그것은 결국 이미지에 관한 심오한 탐구로 이어진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회로>와 같은 작품이 이 영화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자크 리베트 영화의 출연 배우가 세 명이나 나와서 반갑다. 사실 이 영화가 리베트의 미로 같은 영화와 비슷한 구석도 있어서 세 명의 출연의 계기가 궁금하다. (2월 20일, 2022년 7월 8일, 7월 27일 재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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