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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수골방

백수골방

3 years ago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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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wboy Bebop

Series ・ 2021

Avg 1.6

텅 비어있는 우주의 공간. 그 사이사이를 부유하듯 배회하는 인물들. 원작의 매력은 경계선의 모호함에 있었다. 작품이 내뿜는 그 지독하게 쓸쓸한 감정은 인물과 세계, 양쪽에서 균등하게 나오는 것이었고 때문에 얇은 선으로 스케치된 인물들은 그들이 살아가는 배경에서 양각을 드러내며 도드라져 보이는 법이 없었다. 즉 세계와 인물이 동일한 톤으로, 술에 물을 탄 건지 물에 술을 탄 건지 구분이 안되도록 존재할 때 <카우보이 비밥> 특유의 정서는 완성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러한 원작의 정서를 이 빌어먹을 리메이크는 초장부터 파괴한다. 단 1분만 봐도 알 수 있다. 배경과 인물이 완벽하게 같은 톤으로 존재하는 원작과 달리, 이 엿같은 코스프레물은 여느 실사화 영화들의 고질적인 질병을 물려받은 것 마냥 과장된 감정선을 연기하는 인물들이 배경을 천장까지 뚫고 튀어나와서 도드라진다. 원작의 매력을 계승하지도 못 하고, 그렇다고 실사 영화로써 독자적인 완성도를 구축하지도 못한 결과물. 실사화 작품의 반면 교사로 오래오래 기억될 것이란 점에서는 의미가 있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