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첼
1 year ago

ZENSHU
Avg 3.4
최후의 마을에서 사람들은 보이드가 불러올 멸망을 두려워하며 산다. 우리는 오늘 죽을 것이다. 운이 좋다면 내일, 아니면 모레. 그러나 삶이란 원래 필연적이고 절대적인 죽음을 한없이 지연하는 행위 아니던가. 언젠가 죽음이 찾아올 것을 알면서도 우리는 희망을 그린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좋아하는 것을 찾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며 부지런히 오늘을 살아간다. 동화 같고 유치한 희망일지라도, 희망 없이 우리에게 무엇이 남는단 말인가. 대관절 무엇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나는 해피엔딩이 좋다. 절망한 채 끝나지 않는 씩씩함이 좋다. 이야기를 전면 수정해서라도 살아남아 보겠다는 치기어린 용기가 좋다. 그것은 공허한 염세주의보다 곱절은 값진 것이다.